정부가 청소년 사이버도박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자진신고 제도를 운영하고, 신고 청소년에 대해 수사와 처벌보다 치유와 회복을 우선하는 공동 지원 체계를 가동한다.
경찰청은 교육부, 성평등가족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과 함께 청소년 사이버도박 문제 공동 대응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청소년 도박이 단순한 일탈을 넘어 불법사금융, 사기, 절도 등 2차 범죄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마련됐다.
정부는 오는 18일부터 8월 31일까지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 기간을 운영한다. 신고 대상은 사이버도박 경험이 있는 만 19세 미만 청소년과 보호자이며, 신고는 117 학교폭력 신고센터를 통해 접수한다. 자진신고한 청소년에 대해서는 도박 금액, 중독 정도, 치유 과정 참여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훈방이나 즉결심판 등 선도 중심의 조치를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청소년을 형사처벌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조기에 발견해 중독과 범죄의 악순환에서 벗어나도록 돕는 데 있다. 경찰은 자진신고 접수와 학교전담경찰관 상담, 선도 중심 사건 처리를 맡고, 관계기관은 도박 중독 치유, 상담, 금융 피해 구제, 예방 교육 등을 연계해 지원한다.
최근 청소년 사이버도박은 스마트폰과 SNS, 불법 사이트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경찰청 특별단속 결과 청소년 도박 단속 인원은 1차 단속 기간인 2023년 9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4715명이었으나, 2차 단속 기간인 2024년 11월부터 2025년 10월까지는 7153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청소년정책연구원 조사에서는 청소년의 12.7%가 도박 자금 마련을 위해 사채 등 불법사금융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친구나 지인에게 돈을 빌리거나 불법 대출을 이용하는 경우, 피해는 개인 문제를 넘어 가정과 학교생활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 일부 청소년은 빚을 갚기 위해 사기나 절도, 계정 판매, 대리 입금 등 추가 범죄에 노출되기도 해 조기 개입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경찰청은 자진신고 제도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 도박 청소년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유를 통해 재범과 2차 피해를 막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도 청소년들이 도박 자금 마련 과정에서 불법사금융 피해를 입지 않도록 관계기관과 협력해 피해 예방과 구제 조치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협약은 청소년 사이버도박을 단속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현실 인식에서 출발했다. 처벌보다 회복과 재발 방지에 초점을 맞춘 만큼, 실제 현장에서 청소년과 보호자가 낙인 우려 없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제도 성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