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임금과 성과급의 법적 성격을 분류하는 판결을 내린 이후 기업 초과 이익 배분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성과급 분쟁이 노동조합의 쟁의 행위 요건에 부합하는지를 두고 경영계와 노동계의 법리적 견해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 상황이다.
대법원은 올해 1월 판결을 통해 매출 실적이나 목표 달성에 연동되는 목표 인센티브는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반면 기업의 전체 수익성과에 따라 지급 여부와 규모가 결정되는 성과 인센티브는 근로자가 통제할 수 없는 시장 상황에 더 큰 영향을 받으므로 근로 자체의 대가로 보기 어렵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실제 제조업 분야 대기업들의 최근 대규모 영업이익은 인공지능 산업의 전 세계적 호황과 반도체 경기 회복 등 외적 요인에 힘입은 바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업이익 증가를 근거로 전면적 공동행동을 예고한 노동조합의 요구 사항에 대해 경영적 의사결정 영역을 침해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산업계 일각에서는 기업이 불과 수년 전 수조 원대 적자를 기록하며 경영 위기를 겪었던 시기를 언급하고 있다. 국가 차원의 세제 혜택과 전력 및 산업용수 인프라 우선 공급, 수많은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연쇄적 노동력이 결합해 만들어진 호황의 결실을 특정 주체가 독점하는 구조는 타당성이 떨어진다는 논리다.
노동조합 측은 이익 배분의 투명성과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는 행위 역시 광의의 근로조건 개선 조건에 포함된다고 맞서고 있다. 법령상 성과급 조항을 교섭 테이블에 올리는 행위 자체를 원천 차단하기 어려운 만큼, 노사 간 자율 협상과 조율 과정을 통해 지급 공식의 객관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학계와 전문가 집단에서는 근로자의 실질적 기여도를 정량적으로 산출할 수 있는 객관적 평가 모델이 부재하다는 점을 공통으로 지적한다. 외부 시장 환경으로 인한 초과 이익과 내부 구성원의 생산성 향상에 따른 이익을 명확히 구분하는 검증 절차 없이는 소모적 갈등이 매년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기업의 성과급 배분 방식을 놓고 벌어진 이번 노사 대립은 개별 사업장의 노사 분규를 넘어 국가 산업 생태계 전반의 이익 공유제 논의로 번지는 흐름이다. 대법원 판결이 남긴 성과급의 임금성 기준을 현장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를 두고 보다 명확한 제도적 보완책과 사회적 가이드라인 마련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