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15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농정 혁신 전략 보고회에 참석해 농협 지배구조 개편과 농촌 기본소득 확대를 골자로 한 농업 대전환 구상을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농협이 농민의 권익을 대변하는 본연의 역할에서 벗어나 불투명한 의사결정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실질적인 민주적 통제 장치 마련을 강력히 주문했다.
이번 조치의 핵심은 농협중앙회장 및 각급 조합의 지배구조를 조합원이 직접 선택하는 직선제 체제로 전면 전환하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현행 간선제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가 일부 임직원의 기득권 보호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며 농협이 진짜 농민을 위한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못 박았다. 농림축산식품부와 관계 부처는 이에 따라 세부적인 법적 검토와 제도 개선 작업에 즉각 착수할 예정이다.
정부는 인구 소멸 위기에 직면한 농촌의 자생력을 높이기 위해 농어촌 기본소득과 재생에너지 이익 공유 모델인 햇빛소득의 전면 확대 방침도 확정했다. 일부 지자체에서 시행해 인구 유입 및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를 거둔 사례를 전국 단위 정책으로 격상하겠다는 취지다. 이는 단순한 시혜적 복지를 넘어 농촌을 식량 주권 수호를 위한 핵심 전략 산업 기지로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읽힌다.
보고회 현장에는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농업인 대표와 전문가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발언 도중 탁자에 놓인 자료를 짚으며 농민의 희생으로 이뤄낸 산업화의 결실을 이제는 농촌에 되돌려줘야 할 때라고 언급했다. 회의는 예정된 시간을 넘겨 2시간가량 이어졌으며 참석자들은 농산물 유통 구조 개선과 스마트팜 정책 금융 지원 확대 등을 건의했다.
농촌 대전환의 또 다른 축은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을 접목한 미래형 스마트 농업이다. 이 대통령은 고령화된 농촌의 노동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첨단 기술 도입이 필수적임을 강조하고 관련 설비 구축에 필요한 금융 문턱을 획기적으로 낮추라고 지시했다. 생산자는 제값을 받고 소비자는 합리적인 가격에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도록 복잡한 유통 단계를 대폭 축소하는 디지털 유통망 구축 사업에도 속도를 낸다.
농협중앙회 측은 대통령의 직선제 도입 지시에 대해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내부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그간 농협 내부에서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왔던 만큼 제도화 과정에서 기존 이해관계자들과의 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을 조속히 마련해 국회와 협의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대통령의 이번 선언은 농업을 사양 산업이 아닌 국가 전략 산업으로 재정의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으나 대규모 재원이 소요되는 기본소득 예산 확보와 농협 내부의 거센 반발을 어떻게 조율할지가 관건이다. 특히 직선제 도입이 실제 농민 주권 확립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또 다른 형태의 세 대결로 번질지에 대한 우려도 공존한다. 정부가 제시한 농업 대전환이 선언적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구체적인 재정 소요 계획과 입법 추진 속도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