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법 형사14단독 강경묵 판사 심리로 15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방송인 김어준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피고인석에 앉은 김 씨는 검찰의 구형 이유가 낭독되는 동안 고개를 숙인 채 서류를 살폈고, 검사의 발언이 끝난 뒤 짧게 한숨을 쉬기도 했다.
이번 사건은 김 씨가 2020년 4월부터 10월까지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와 유튜브 프로그램에서 발언한 내용이 발단이 됐다. 김 씨는 당시 방송에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수감 중이던 이철 전 신라젠 대표를 향해 "유시민에게 돈을 줬다고 하라"며 협박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했다. 이에 이 전 기자는 2022년 2월 김 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사건을 접수한 경찰은 2022년 10월 김 씨가 고의로 허위 발언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검찰이 2023년 1월 해당 사건에 대한 재수사를 요청하면서 반전이 일어났다. 경찰은 재수사 착수 후 8달 만인 2023년 9월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법리 검토를 거쳐 2024년 4월 김 씨를 재판에 넘겼다.
법정에 출석한 김 씨는 최후진술을 위해 마이크 앞으로 다가서며 다소 굳은 표정을 보였다. 김 씨는 발언 기회를 얻자 "당시 언론 보도와 사회적 맥락을 바탕으로 논평을 한 것일 뿐, 특정인을 비방하거나 허위 사실을 고의로 유포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의 주장을 이어갔다. 반면 이 전 기자 측 대리인은 공판 직후 취재진과 만나 "공적 파급력이 큰 방송인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단정적으로 발언해 개인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엄벌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수사 기관의 초기 판단이 검찰의 재수사 요청으로 뒤집힌 과정을 두고 법조계 안팎에서는 명예훼손죄의 '비방 목적'과 '허위 사실에 대한 인식 여부'를 입증하는 지점을 두고 치열한 법리 공방이 오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피고인 측은 표현의 자유와 언론인으로서의 정당한 비판 영역임을 내세운 반면, 검찰은 반복적인 발언의 구체성을 미루어 볼 때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는 논리를 폈다는 분석이다.
향후 법원의 최종 판단에 따라 방송인의 시사 논평과 비판 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의 범위가 어디까지 인정될 것인가를 둘러싼 논쟁은 불가피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