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의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이 노동조합 찬반투표에서 70%를 넘는 찬성률로 가결됐다. 총파업 직전 극적으로 마련된 합의안이 조합원 투표를 통과하면서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삼성전자 노사 갈등은 일단 공식 타결 수순에 들어갔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은 27일 오전 10시 마감한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결과 찬성률 73.7%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찬성표는 4만6142표로 집계됐다. 노조 규약에 따라 투표권자 과반이 참여하고 투표자 과반이 찬성하면서 잠정합의안은 최종 확정됐다.
이번 투표에는 의결권이 있는 조합원 6만5593명 가운데 6만2616명이 참여했다. 최종 투표율은 95.5%였다. 잠정합의안 투표는 지난 22일 오후 2시 12분 시작돼 이날 오전 10시까지 엿새 동안 진행됐다.
노조별 참여율도 높았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에서는 투표권자 5만7332명 가운데 5만5333명이 투표해 96.5%의 참여율을 기록했다. 2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에서는 투표권자 8261명 가운데 7283명이 참여해 투표율 89%를 나타냈다.
이번 합의안은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을 1시간여 앞두고 도출한 잠정안이다. 노사는 지난해 12월 첫 교섭을 시작한 뒤 성과급 제도와 임금 인상, 복지 제도 등을 놓고 장기간 대립했다. 이후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과 고용노동부 중재를 거치며 파업 직전 접점을 찾았다.
잠정합의안에는 반도체 부문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 신설, 평균 임금 6.2% 인상, 주택자금 대출제도 신설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는 적자사업부 배분 방식 등을 두고 막판까지 이견을 보였지만, 일부 적용 방식을 유예하는 선에서 합의에 이르렀다.
합의안이 가결되면서 예고됐던 총파업과 생산 차질 우려는 일단 해소됐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회복 국면에서 노사 갈등 장기화를 피하게 됐고, 노조는 성과급 제도화와 복지 확대를 주요 성과로 내세울 수 있게 됐다.
다만 후폭풍은 남아 있다. 특별경영성과급이 DS 반도체 부문을 중심으로 설계되면서 DX 완제품 부문 직원들 사이에서는 보상 형평성 논란이 제기됐다. 제3노조인 동행노조는 투표권 배제 문제를 이유로 법원에 찬반투표 절차 중지 가처분을 신청하기도 했다.
이번 가결로 삼성전자 노사는 임금협상을 마무리하게 됐지만, 성과급 재원 산정과 사업부별 배분 방식은 이후에도 내부 갈등의 불씨로 남을 수 있다. 합의안 통과 이후 쟁점은 파업 여부에서 부문 간 보상 격차와 성과급 제도의 실제 운영 방식으로 옮겨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