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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관여 경찰 22명 징계…치안감 2명 해임

이정호 기자 | 입력 26-06-17 11:40



12·3 비상계엄 불법행위에 관여한 경찰관 22명에 대한 징계가 확정됐다. 국회 출입 통제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련 조치 등에 관여한 고위 간부들이 해임과 강등 등 중징계를 받았다.

경찰청은 15일 국무총리실 중앙징계위원회가 비상계엄 관여 경찰관 22명에 대해 징계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징계 수위는 해임 2명, 강등 4명, 정직 10명, 감봉 6명이다. 경찰청 헌법존중 정부혁신 태스크포스가 지난 2월 중징계 16명, 경징계 6명 등 모두 22명에 대한 징계를 요구한 결과가 약 4개월 만에 나온 것이다.

해임 처분을 받은 대상자는 오부명 전 경북경찰청장과 임정주 전 충남경찰청장이다. 두 사람은 비상계엄 당시 각각 서울경찰청 공공안전차장과 경찰청 경비국장으로 근무했다. 이들은 국회 출입 통제 업무에 관여한 핵심 경비 지휘부로 지목돼 왔다.

강등 대상에는 김준영 전 경기남부경찰청장도 포함됐다. 김 전 청장은 경찰 조직에서 서열 두 번째 계급인 치안정감에서 치안감으로 한 계급 내려갔다. 치안정감이 강등 처분을 받은 사례는 이례적이다. 그는 비상계엄 선포 직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과천청사와 수원 선거연수원 등에 경찰력을 배치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수사를 받아 왔다.

주진우 전 서울경찰청 경비부장은 경무관에서 총경으로 강등됐다. 강상문 전 영등포경찰서장과 전창훈 전 경찰청 수사기획담당관도 각각 총경에서 경정으로 강등됐다. 이 밖에 계엄 당시 현장 지휘와 경비·수사 라인에 있었던 간부들은 정직과 감봉 처분을 받았다.

이번 징계는 경찰청이 별도로 꾸린 헌법존중 정부혁신 태스크포스 조사에서 비롯됐다. 태스크포스는 경찰 자체 감사 인력과 외부 전문가를 활용해 비상계엄 과정에서 경찰 조직이 어떤 방식으로 움직였는지 조사했다. 조사 대상에는 국회 봉쇄, 선관위 통제, 계엄 조치 실행 과정, 사후 보고와 은폐 여부 등이 포함됐다.

징계위는 경찰관들이 헌법 질서와 민주주의 원칙을 훼손하는 행위에 관여했는지, 그리고 위법하거나 부당한 지시를 따르는 과정에서 책임을 다했는지를 따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은 징계 결과를 공지하며 헌법 질서 수호 원칙을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직급과 계급을 막론하고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를 밝혔다.


비상계엄 당시 경찰은 국회 주변 통제와 선관위 관련 시설 배치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을 둘러싼 긴박한 상황에서 경찰력이 어디까지 동원됐고, 지휘부가 어떤 판단으로 움직였는지가 이후 수사와 감찰의 핵심이 됐다. 이번 징계는 그 가운데 경찰 조직 내부 책임을 행정적으로 묻는 절차다.

다만 징계 확정이 곧 형사 책임 판단을 끝내는 것은 아니다. 일부 경찰 간부들은 내란 관련 수사와 별도 절차를 받고 있다. 징계는 공무원 신분상 책임을 묻는 조치이고, 형사 책임은 수사기관과 법원의 판단을 거쳐 가려진다. 같은 사안을 두고 징계와 형사 절차가 병행되는 구조다.

경찰 내부에서는 지휘명령 체계와 현장 집행 책임의 경계를 둘러싼 논쟁도 남아 있다. 계엄 상황에서 상급자의 지시를 받은 현장 경찰관이 어디까지 거부할 수 있었는지, 위법 지시를 판단할 기준이 충분했는지에 대한 문제다. 반대로 헌법기관 통제와 국회 출입 제한에 관여한 지휘부에 대해서는 더 엄격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지적도 계속된다.

이번 징계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경찰 조직에 내려진 첫 대규모 책임 조치다. 해임과 강등 처분으로 고위 지휘부에 대한 문책은 시작됐지만, 계엄 지시 체계와 현장 집행 과정의 전모는 아직 수사와 재판을 통해 더 확인돼야 한다. 경찰이 다시 같은 상황에서 위법한 명령을 거부할 수 있는 제도와 교육 체계를 갖출 수 있을지가 남은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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