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편의점에서 중증 발달장애인 2명이 1,500원짜리 아이스크림 1개를 계산하지 않고 함께 나눠 먹은 사건이 '특수절도'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면서 공권력의 법 적용 범위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사건은 부산의 한 편의점에서 발생했다. 30대 중증 발달장애인 2명이 아이스크림 1개를 계산하지 않은 채 나눠 먹은 사실이 확인되면서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사건 직후 장애인들의 부모는 편의점 점주를 찾아 사과하고 피해 금액을 훨씬 웃도는 10만 원을 배상했다. 점주 역시 이들의 사정을 이해한다며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부산진경찰서는 2인 이상이 함께 절도 행위를 한 경우 형법상 '특수절도'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특수절도죄는 벌금형 규정이 없고 반의사불벌죄에도 해당하지 않아 경찰 단계에서 임의로 사건을 종결할 수 없었다는 입장을 설명했다.
검찰은 피의자들이 초범인 점,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한 점,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기소유예는 범죄 혐의는 인정되지만 여러 사정을 감안해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 처분이다.
하지만 장애인 단체들은 경찰 단계에서부터 훈방이나 불송치가 가능하도록 제도적 판단이 이뤄졌어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등은 기소유예 역시 범죄 혐의를 인정한 처분이라는 점에서 장애인의 특성과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장애인 전담 수사관 제도의 실질적 운영, 경미범죄심사위원회 적용 확대, 경찰의 발달장애인 이해 교육 의무화 등 제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법률의 엄격한 적용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 및 배려 사이에서 형사사법 제도가 어떤 균형을 찾아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촉발시키고 있다.
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