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944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종전 항소심이 인정한 1조3808억원보다 4368억원 줄어든 금액이다.
서울고등법원 가사1부는 24일 오후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재산분할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최 회장은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944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이 확정된 다음 날부터 재산분할금을 모두 갚는 날까지 연 5%의 지연손해금도 지급하도록 했다.
두 사람의 재산분할 소송은 1심과 2심에서 판단이 크게 엇갈렸다. 2022년 12월 1심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금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2024년 5월 항소심은 노 관장의 재산 형성 기여도를 높게 인정해 위자료를 20억원, 재산분할금을 1조3808억원으로 대폭 올렸다.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항소심 판결 가운데 재산분할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항소심이 노 관장의 부친인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을 SK그룹 성장에 대한 노 관장의 기여로 인정한 부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해당 자금이 노 전 대통령 재임 중 받은 뇌물로 보인다며, 불법성이 있는 자금을 재산 형성에 대한 노 관장의 기여로 참작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파기환송심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자금 지원을 제외한 상태에서 노 관장의 기여도와 분할 대상 재산을 다시 산정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양측은 파기환송심에서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의 재산분할 대상 여부와 재산 평가 기준 시점, 장기간 별거 이후 증가한 재산에 대한 노 관장의 기여도를 놓고 다퉜다. 법원이 조정 절차를 진행했지만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재판부가 직접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로 최 회장이 부담할 재산분할금은 종전 항소심보다 줄었지만 1심에서 인정된 665억원과 비교하면 14배 이상 많은 규모다. 양측이 파기환송심 판단에 불복하면 대법원에 다시 상고할 수 있어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법적 다툼이 이어질 가능성이 남아 있다.
백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