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장관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청와대에 전달한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에게 직접 사의를 밝힌 것은 아니며, 사퇴 의사는 오래전부터 참모들을 통해 전해 왔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25일 사의 표명 보도와 관련해 "사퇴 의지는 오래전부터 참모를 통해 전달했다"며 이 대통령에게 직접 이야기한 적은 없다는 취지로 밝혔다. 이에 따라 사의 표명 시점과 더불어민주당의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당론 사이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정치권에서는 정 장관이 최근 이 대통령에게 직접 사의를 밝혔고, 이 대통령이 중대범죄수사청 등 새 형사사법체계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때까지 장관직을 유지해 달라며 만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법무부는 "늘 하시던 말씀일 뿐, 24일 특별히 사의를 표명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도 정 장관의 사의 표명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사의가 공식적으로 수리되거나 후임 인선 절차가 시작된 상태는 아니다.
정 장관의 거취가 주목받는 배경에는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여권 내부의 이견이 있다. 민주당은 24일 정책 의원총회를 열어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정 장관은 그동안 수사와 기소 분리라는 검찰개혁의 방향에는 동의하면서도 보완수사권을 모두 없앨 경우 범죄 피해자 보호와 경찰 수사 통제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공개적으로 밝혀 왔다.
지난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보완수사권이 폐지될 경우 경찰이 수사한 모든 사건을 검찰에 넘겨 검토하도록 하는 "전건 송치"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정 장관은 당시 "피해자들이 억울하지 않게 하기 위해 여러 가지 주장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검사가 수사에 관여하지 않는 것이 수사·기소 분리의 출발점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정 장관은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더라도 1차 수사기관을 견제하고 사건 관계인의 이의 제기를 심사할 별도의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정 장관은 현직 국회의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어 장관직에서 물러나면 국회로 복귀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에 의원으로 참여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지만 정 장관이 이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아니다.
정 장관의 거취는 이 대통령의 최종 판단과 함께 보완수사권 폐지 이후 피해자 구제와 경찰 수사 통제 장치를 개정안에 어떻게 반영할지가 핵심 쟁점으로 남게 됐다.
박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