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메르코수르와의 무역협정 협상을 다시 추진하고, 리튬과 구리 등 핵심광물을 중심으로 남미 국가들과 공급망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미국에 이어 브라질·칠레·아르헨티나를 방문하는 이번 순방을 첨단기술과 자원을 연결하는 경제외교의 전환점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25일 현지에서 공개된 스페인 EFE통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과 남미의 관계가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며 "양측의 협력은 제조업 제품과 천연자원을 교환하는 관계를 넘어 혁신과 투자, 기술, 인재를 통해 함께 가치를 창출하는 관계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남미 국가들이 농업과 식량 생산, 에너지, 핵심광물 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은 첨단 제조업과 디지털 기술, 조선, 배터리, 혁신 분야에 강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양측의 역량을 결합하면 공급망의 안정성을 높이고 새로운 산업과 양질의 일자리를 함께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공지능과 전기차·배터리 산업이 확대되면서 핵심광물 확보가 주요국의 경제안보 과제로 떠오른 점을 강조했다. 칠레와 아르헨티나는 리튬을 비롯한 배터리 핵심 원료를 보유하고 있고, 브라질 역시 철광석과 니켈 등 주요 광물자원이 풍부하다. 한국 기업의 기술·투자 역량과 남미의 자원을 결합해 특정 국가에 집중된 공급망을 다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메르코수르와의 무역협정 협상 재개도 이번 순방의 주요 의제로 제시됐다. 한국과 메르코수르는 2018년 무역협정 협상을 시작했지만 시장 개방 범위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협상이 장기간 중단된 상태다. 정부는 올해 메르코수르 측과 접촉하며 협상 재개와 공급망·신산업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해 왔다.
이 대통령은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지정학적 갈등, 공급망 교란, 에너지 안보 불안이 커지는 상황일수록 명확한 규범과 상호 신뢰에 기반한 교역 관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메르코수르와의 협정이 체결되면 농축산물 시장 개방 문제를 조정하는 동시에 자동차와 부품, 기계, 전자제품 등 한국 기업의 남미 시장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이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04년 발효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의 현대화도 추진 과제로 제시했다. 한국 최초의 FTA인 한·칠레 협정에 디지털 무역과 환경 협력, 노동 기준, 성평등, 혁신 등 새로운 통상 분야를 반영해 양국 경제협력의 범위를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우리의 목표는 분명하다"며 경제 분야를 넘어 양국 국민과 미래 세대 사이의 교류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메르코수르 협상 재개와 한·칠레 FTA 현대화는 상대국과의 합의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이번 정상회담에서 협상 일정과 시장 개방 범위에 관한 구체적인 진전을 끌어낼지가 남은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