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의원에서 미용 시술을 가장해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류를 불법 투약하고, 수면마취 상태의 환자를 불법 촬영·추행한 혐의를 받는 의료진과 투약자들이 무더기로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류관리법 위반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준강제추행 혐의 등으로 의사 2명과 행정실장 1명, 투약자 11명 등 총 14명을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범행을 주도한 40대 의사 A씨는 구속 송치됐으며, 함께 의원을 운영한 50대 의사 B씨는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수사 결과 이들은 정상적인 미용 시술 없이 투약자가 지불한 금액에 맞춰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류를 반복적으로 투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1회 투약 비용으로 약물 원가의 약 31.7배인 35만 원을 받는 등 고액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파악했다.
중독자들의 투약도 장기간 이어졌다. 일부 투약자는 밤낮과 휴일을 가리지 않고 병원을 방문했으며, 하루 최대 1,350만 원을 결제하거나 약물에 취한 채 병원에 13시간가량 머문 사례도 확인됐다. 또 한 명의 중독자는 11개월 동안 64차례 방문해 총 2억 5,300만 원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구속된 의사 A씨는 2021년 수개월 동안 프로포폴 투약으로 의식이 없는 환자의 옷을 벗긴 뒤 신체를 27차례 불법 촬영하고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단속을 피하기 위해 일반 수면마취제인 '덱스메데토미딘'을 의료용 마약류와 함께 투약하는 방식도 사용한 것으로 확인했다. 해당 약물이 마약류 대용 오남용 사례로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의료용 마약류의 불법 유통과 오남용, 의료인을 이용한 범죄에 대해 지속적인 단속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백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