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경찰에 기대하는 것은 단순하다. 위급한 순간,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주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발생한 일부 강력범죄 사건은 경찰의 현장 대응 능력과 조직 운영 전반에 대한 국민적 의문을 키웠다.
2019년 대림동 주점 난동 사건, 2021년 인천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 등은 사건 자체만큼이나 경찰의 초동 대응을 둘러싼 논란으로 사회적 파장을 낳았다. 특히 인천 흉기난동 사건에서는 초동 대응 실패가 큰 비판을 받았고, 이후 경찰청도 해당 사건에 대한 감찰과 징계, 제도 개선을 추진했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실수가 아니라 조직 차원의 대응 체계를 되돌아보게 만든 계기였다.
문제는 이러한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경찰은 재발 방지를 약속하지만, 국민은 여전히 "현장에서 과연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공권력에 대한 신뢰는 선언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증명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여성 경찰관의 현장 대응 문제가 사회적 논쟁으로 번졌다. 그러나 논쟁의 핵심은 특정 성별을 비난하는 데 있어서는 안 된다. 일부 사례를 전체 여성 경찰관으로 일반화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으며, 동시에 국민의 우려를 단순한 성별 갈등으로 치부해서도 안 된다.
본질은 경찰관이라면 누구나 위험한 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흉기를 든 범인을 제압하거나 피해자를 구조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성별이 아니라 직무 수행 능력이 중요하다. 국민은 남성 경찰관도, 여성 경찰관도 아닌 '유능한 경찰관'을 원한다.
경찰 내부에서도 현장 근무를 담당하는 일부 경찰관들은 체력 검정과 실전 훈련을 보다 현실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이는 특정 성별을 겨냥한 주장이 아니라, 위험한 현장에서 동료와 국민을 함께 보호하기 위한 문제의식이다. 반대로 성별과 무관하게 충분한 역량을 갖춘 경찰관들도 다수 존재한다는 점 역시 함께 인정해야 한다.
경찰 조직이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채용과 교육, 승진과 배치 과정에서 직무에 필요한 역량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실전 중심의 체포술과 물리력 행사 훈련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강력범죄 현장에서 요구되는 능력을 기준으로 교육과 평가 체계를 보완하는 것은 국민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책무다.
공권력은 국민의 신뢰 위에서만 정당성을 갖는다. 현장 대응 논란이 반복될수록 경찰은 변명보다 개선으로 답해야 한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성별에 따른 특혜나 비난이 아니라, 어떤 경찰관이 출동하더라도 안심할 수 있는 치안 시스템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 경찰은 반복된 논란을 조직 혁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공정한 기준, 철저한 훈련, 책임 있는 현장 대응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국민의 신뢰도 회복될 것이다.
한국미디어일보 논설위원 이명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