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가 경북 경주와 함께 정부가 처음 육성하는 ‘글로벌 관광특구’로 선정됐다. 해운대해수욕장과 송정해수욕장, 벡스코 등을 연결한 6.2㎢ 권역에 2년간 60억원을 투입해 외국인이 장기간 머물 수 있는 국제 관광거점으로 조성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부산시는 지난달 31일 ‘글로벌 관광특구 육성사업’의 첫 대상지로 해운대 관광특구와 경주 관광특구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관광특구는 기존 관광특구 가운데 성장 잠재력이 높은 지역을 선정해 콘텐츠 개발과 외국인 편의 개선, 해외 홍보 등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해운대 관광특구에는 2026년부터 2027년까지 국비 30억원과 지방비 30억원 등 총 60억원이 투입된다. 사업 대상지는 해운대·송정해수욕장을 비롯해 구남로, 영화의전당, 누리마루 APEC하우스, 벡스코, 해운대 달맞이고개 등을 아우른다.
사업비는 대규모 시설 조성보다 관광 콘텐츠 확충과 서비스 개선에 활용된다. 부산시는 ‘낮과 밤, 일과 휴양이 공존하는 글로벌 관광특구’를 목표로 연중 방문할 수 있는 체류형 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매년 국제적인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콘텐츠를 유치하고, 달맞이길에서는 월별 특화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매주 야간 축제를 열고 일상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관광 프로그램도 마련해 특정 계절이나 행사에 집중된 관광 수요를 연중으로 분산한다는 구상이다.
외국인 관광객의 이용 편의를 높이기 위한 스마트 관광서비스도 도입된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24시간 무인 관광안내소와 외국인용 스마트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능형 폐쇄회로(CC)TV로 관광객 밀집도를 분석해 혼잡과 안전사고에 대응할 예정이다.
대규모 행사 기간 반복적으로 제기된 숙박요금 급등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도 추진된다. 부산시는 관광특구 내 호텔협의회와 상생협약을 체결해 투명한 숙박환경을 조성하고, 관광객 일정에 맞춘 체크아웃 제도를 도입해 실제 체류시간을 늘릴 방침이다.
해운대는 1994년 전국 최초 관광특구로 지정된 이후 해수욕장과 국제회의시설, 영상·문화시설을 중심으로 관광 기반을 확충해 왔다. 부산에는 해운대와 용두산·자갈치에 이어 지난 7월 동구 크루즈 관광특구가 지정되면서 모두 3개의 관광특구가 운영되고 있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해운대가 30여 년 동안 축적한 관광 인프라와 브랜드 경쟁력을 바탕으로 첫 글로벌 관광특구에 선정됐다”며 “부산만의 관광 정체성을 강화해 세계인이 일하고 즐기며 머무는 관광도시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해운대 글로벌 관광특구의 성과는 계획된 콘텐츠가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외국인 체류시간과 지역 소비 증가로 연결되는지에 달릴 전망이다. 숙박요금 안정과 다국어 안내, 결제 편의 등 관광객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 개선도 향후 사업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