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 폐지 이후 중대범죄 수사를 맡을 중대범죄수사청이 오는 10월 2일 출범할 예정이다. 중수청으로 옮기는 검사는 검사 신분을 내려놓고 특정직 공무원인 "수사관"으로 임용된다. 공소청에는 검사 직제가 유지되기 때문에 검사라는 명칭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행정안전부 중대범죄수사청 개청준비단은 중수청의 조직과 정원, 인사 운영 기준을 담은 "중대범죄수사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와 "중대범죄수사청 수사관 임용령" 제정안을 마련했다. 제정안은 입법예고와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중수청 정원은 2874명으로 구성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수사관 2567명과 일반직 공무원 등 307명을 배치하고, 본청과 서울·수원·대전·대구·부산·광주 등 6개 지방청을 두는 내용이 제정안에 담겼다.
본청은 수사정책 수립과 지방청 지휘·감독, 인권보호 업무를 담당한다. 지방청은 관할 지역의 중대범죄를 직접 수사한다. 사건이 집중되는 서울청에는 전체 정원의 37.9%인 1089명을 배치하고 청장 아래 차장 3명을 두는 방안이 제시됐다.
수사 대상은 부패·경제·방위사업·마약·국가보호·사이버범죄 등 6대 중대범죄와 법왜곡죄다. 보이스피싱과 금융·가상자산·국가재정·마약 범죄를 다루는 합동수사과도 설치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와 국세청 등 관계기관의 전문 인력을 파견받아 합동수사에 투입하는 방식이다.
공소청 검사가 요청한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의 보완수사를 맡을 조직도 본청과 지방청에 둘 계획이다. 아동학대와 성범죄 등을 담당하는 사회적약자범죄특별수사팀 설치 방안이 제정안에 포함됐다.
인사 운영에서는 기존 검사와 검찰수사관의 직역 구분이 중수청 안에서 사라진다. 중수청 전직을 선택한 검사는 검사 신분이 아닌 수사관으로 근무하고, 기존 검찰수사관도 같은 특정직 수사관 체계에 편입된다. 이는 중수청 내부의 인력 체계를 수사관으로 일원화한다는 의미로, 공소청에 남는 검사 직제와는 구분된다.
1급부터 4급까지의 구분은 중수청 수사관 전체에 일괄 적용되는 직급 체계가 아니라 전직 검사의 초기 직급을 정하기 위한 기준이다. 제정안에는 검사장급을 1급, 차장·부장검사급을 2급, 법조 경력 10년 이상 검사를 3급, 10년 미만 검사를 4급 상당 수사관으로 임용하는 방안이 담겼다.
검사와 검찰수사관은 별도의 시험 없이 중수청으로 옮길 수 있다. 이 같은 전직 특례는 중수청 출범일부터 2027년 4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특례 기간이 끝난 뒤에는 경찰과 변호사, 공인회계사 등 다른 분야 지원자와 같은 채용 절차를 거쳐야 한다.
수사관 임용권은 직급에 따라 나뉜다. 제정안대로 확정되면 대통령이 1·2급, 행정안전부 장관이 3∼5급 수사관을 임용하고 중수청장은 6급 이하 임용권을 행사한다. 수사 실적에 따른 특별승진 제도도 마련하고, 6급 이하 수사관에게 특별승진 인원의 30% 이상을 배정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보수는 기존 검사와 검찰수사관이 중수청으로 전직하면서 급격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설계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직급별 보수와 수당 기준은 제정안 확정과 후속 규정 마련을 거쳐 공개될 예정이다.
중수청 본청과 서울청은 서울 중구 르네스퀘어빌딩에 함께 입주할 예정이다. 부산·대구·광주청은 민간 건물을 임차하고, 대전청은 세종시 임시 청사를 거쳐 옛 대전세무서 부지에 청사를 마련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수원청은 경기신용보증재단 건물에 임시 사무실을 설치할 계획이다.
개청준비단은 지방검찰청을 돌며 임용설명회를 열고 중수청 전직 희망자를 접수한다. 신청 규모를 토대로 임용 대상자를 선정하고 부족한 인원은 외부 채용을 통해 충원할 예정이다.
중수청의 수사 인력을 수사관으로 일원화하는 조직안은 마련됐지만, 전직을 선택할 검사와 검찰수사관의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공소청 검사와 중수청 수사관의 역할을 분리하면서 출범 초기 수사 공백을 어떻게 막을지가 남은 쟁점이다.
백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