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촬영을 시도한 혐의로 수사를 받은 아들의 휴대전화를 파손·폐기하는 등 증거를 없앤 혐의를 받는 전북경찰청 소속 현직 경찰 간부 A 경감과 그의 아내가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7일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전 증거인멸 혐의를 받는 A 경감과 아내를 불러 관련 경위를 조사했다.
경찰에 따르면 A 경감 부부는 지난 5월 고등학생인 아들이 교사를 상대로 불법 촬영을 시도한 사실을 알게 된 뒤, 사건과 관련된 아들의 휴대전화를 부수고 버리는 등 증거를 없앤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 교사의 신고를 접수한 전주완산경찰서는 A 경감의 아들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미수) 혐의로 수사해 지난달 검찰에 송치했다.
이번 의혹은 경찰청이 이른바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경찰관 가족이 연루된 사건에 대한 전수 점검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이후 전북경찰청은 A 경감의 휴대전화와 컴퓨터,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고 관련 자료에 대한 포렌식과 분석을 진행했다.
경찰은 단순히 휴대전화가 파손·폐기된 경위뿐 아니라 가족이나 외부인이 증거인멸 과정에 관여했는지, 수사 관계자와 부적절한 유착이나 조력 정황이 있었는지 여부도 살펴보고 있다. 앞선 수사 단계에서는 관련 정황이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지만 추가 조사가 진행 중이다.
A 경감은 앞서 경찰 내부망에 자신이 증거인멸을 했더라도 처벌할 수 없는 사안이라는 취지의 글을 올려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재영 전북경찰청장은 지난 4일 관련 사건에 대해 도민에게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증거인멸 및 수사 부서와의 유착 여부 등을 충분히 수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만 A 경감 부부에게 제기된 혐의는 현재 수사 단계에 있으며, 구체적인 형사책임 여부는 향후 경찰 수사와 법적 판단을 통해 확정된다.
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