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노태악 전 대법관 퇴임 이후 5개월 넘게 이어진 대법관 공석을 채우기 위한 인선이 시작됐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18일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와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새 대법관 후보로 정해 이재명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
손 부장판사는 지난 3월 임기가 끝난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이다. 김 부장판사는 오는 9월 7일 퇴임하는 이흥구 대법관의 자리를 이어받을 후보로 제청됐다. 노 전 대법관의 후임 인선이 늦어진 가운데 이 대법관의 임기 만료까지 다가오면서 두 자리의 후임 후보가 동시에 정해졌다.
손 후보자는 60세로 사법연수원 22기다. 부산 출신으로 달성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대구·울산 지역에서 오랫동안 법관으로 근무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사법연수원 교수 등을 거쳤으며 김명수 대법원장 재임 당시 대구지법원장을 지냈다. 2021년부터 여러 차례 대법관 후보로 추천된 경력이 있다.
김 후보자는 57세로 사법연수원 24기다. 전남 함평 출신으로 광주지법에서 법관 생활을 시작했다. 광주지법 해남지원과 서울고법을 거쳐 법원행정처 윤리감사심의관, 제주지법 부장판사, 청주지법 수석부장판사, 사법연수원 수석교수 등을 역임했다. 현재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재직하고 있다.
대법원은 이번 제청 과정에서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 내용을 토대로 후보자의 법률 전문성과 판단 능력, 사법부 독립과 기본권 보장에 대한 인식 등을 살폈다고 밝혔다.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보호에 대한 태도와 법관으로서의 자세, 도덕성, 대법원 구성의 다양성도 심사 기준에 포함됐다.
이번 인선은 노 전 대법관이 퇴임한 뒤 장기간 이어진 대법관 공석을 해소하는 절차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노 전 대법관의 자리는 지난 3월부터 비어 있었고, 이흥구 대법관까지 다음 달 임기를 마치면 후임 인선이 완료되지 않을 경우 공석이 두 자리로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조 대법원장이 두 후보를 한꺼번에 제청하면서 후임 인선의 공은 대통령과 국회로 넘어갔다.
헌법상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받아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이 두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국회는 인사청문회를 열어 자질과 도덕성, 재산 및 주요 판결 등을 검증하게 된다. 이후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이 가결돼야 대통령의 최종 임명이 가능하다.
두 후보자가 국회 동의를 거쳐 임명될 경우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취임하는 대법관이 된다. 특히 두 사람 모두 현직 법관으로 오랜 기간 재판 업무를 맡아온 만큼 국회 인사청문 과정에서는 과거 주요 판결과 사법행정 경력, 대법관으로서의 법 해석 기준 등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
노 전 대법관 퇴임 이후 이어진 공백은 후보 제청으로 일단 다음 단계에 들어갔지만 실제 해소 시점은 국회의 임명동의 절차에 달렸다. 여기에 이흥구 대법관의 9월 퇴임 시한까지 겹치면서 두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와 본회의 표결이 언제 이뤄질지가 대법원 구성 정상화의 남은 쟁점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