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 퇴근한 뒤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상장주식을 실시간으로 사고팔 수 있는 시장이 열린다. 한국거래소가 오는 14일부터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운영하는 애프터마켓을 도입하면서 국내 주식시장 거래시간이 저녁까지 확대된다.
현재 한국거래소의 정규 주식시장은 오전 9시에 개장해 오후 3시30분에 종료된다. 장 종료 이후에도 시간외 거래가 가능하지만 거래 방식과 시간이 제한돼 정규장처럼 자유롭게 주식을 사고팔기는 어려웠다.
14일부터는 정규장이 오후 3시30분 끝난 뒤 오후 4시부터 애프터마켓이 시작된다. 거래는 오후 8시까지 이어진다. 정규장 이후 4시간 동안 새로운 거래시장이 추가되는 셈이다.
가장 큰 변화는 거래 방식이다. 기존 시간외단일가매매는 일정 시간 동안 주문을 모아 체결하는 방식이지만 애프터마켓에서는 정규시장과 유사하게 매수와 매도 호가가 맞으면 거래가 체결된다.
낮 시간 주식시장에 대응하기 어려웠던 직장인들도 퇴근길이나 저녁 시간에 시장 상황을 확인하면서 거래할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처럼 거래가 활발한 국내 대표 종목도 애프터마켓 거래 대상에 포함되면 오후 8시까지 매매가 가능하다. 다만 투자자는 자신이 이용하는 증권사의 애프터마켓 참여 여부와 거래 가능 종목을 확인해야 한다.
증권사별 서비스에도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증권사의 시스템 구축과 참여 여부에 따라 애프터마켓 이용 가능 시간이나 제공되는 서비스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상장지수펀드 ETF와 상장지수증권 ETN 등 상장지수상품은 일반 주식과 거래 범위가 다를 수 있어 투자 전 대상 종목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한국거래소는 당초 오전 거래시간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했다. 오전 7시부터 프리마켓을 운영하고 정규장에 이어 오후 8시까지 애프터마켓을 열어 하루 거래시간을 크게 늘리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 전산시스템 안정성과 근무시간 증가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우선 애프터마켓을 도입하고 오전 프리마켓은 이후 추진하는 방향으로 일정이 조정됐다.
거래시간 확대 배경에는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의 등장도 있다. 넥스트레이드가 기존 한국거래소보다 긴 거래시간을 내세운 가운데 한국거래소까지 애프터마켓을 열면서 투자자와 거래량을 둘러싼 두 시장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게 됐다.
투자자에게 가장 큰 변화는 오후에 발생하는 뉴스에 당일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규장이 끝난 뒤 기업 실적이나 공시, 해외 경제지표 등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변수가 발생하더라도 오후 8시까지 거래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긴다.
반대로 투자자가 주가 변동에 노출되는 시간도 길어진다. 정규장이 끝나면 사실상 하루 거래가 마무리됐던 기존 투자 환경과 달리 저녁까지 가격이 움직이는 시장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정규장과 애프터마켓의 시장안정 장치에도 차이가 있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거래량이 적은 종목의 경우 정규장보다 매수와 매도 가격 차이가 커질 가능성도 있다.
한국거래소의 애프터마켓 도입은 국내 주식시장의 거래시간 자체를 바꾸는 변화다. 투자자가 선택할 수 있는 거래시간은 늘어나지만 정규장과 애프터마켓 사이의 유동성 분산과 증권사별 서비스 차이, 저녁 시간대 급격한 가격 변동을 어떻게 관리할지가 새 과제로 남는다.
주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