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제넨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청탁 의혹이 오는 15일 국회 인사청문회의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김 후보자가 국회의원이던 2021년 지인의 요청을 받고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제넨셀의 임상시험 심사를 신속하게 처리해 달라는 취지의 연락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김 후보자 측은 "공익적 민원을 전달했을 뿐 부정한 청탁이나 특혜 요구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논란은 제넨셀의 임상시험 승인 과정과 김 후보자가 식약처에 연락한 시점이 맞물리면서 불거졌다.
제넨셀은 2021년 9월 23일 식약처에 코로나19 치료제 2·3상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신청했다. 식약처는 같은 달 30일 자료 보완을 요구했고, 제넨셀은 10월 18일 보완자료를 제출했다. 식약처는 8일 뒤인 10월 26일 임상시험계획을 승인했다. 최초 신청부터 승인까지 33일이 걸렸다.
김 후보자의 연락은 이 심사가 진행되던 10월 초 이뤄졌다.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지인 양모씨는 2021년 10월 7일 김 후보자에게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심사가 식약처에 들어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며 진행 상황을 확인해 달라는 취지로 요청했다. 이후 김 후보자는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에게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
김 후보자가 식약처에 보낸 메시지에서 담당 실무진의 신속한 처리를 요청한 정황도 공개됐다. 야권은 국회의원이 특정 업체의 임상시험 심사 과정에 직접 연락한 점을 문제 삼고 있다.
특히 제넨셀의 승인 기간을 둘러싼 공방이 5일 다시 불붙었다.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 측은 식약처 자료를 토대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신물질 기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에 평균 71.6일이 걸렸지만 제넨셀은 신청 후 33일 만에 승인을 받았다며 특혜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 후보자 측은 즉각 비교 기준이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은 이날 "식약처 공식 자료상 제넨셀의 심사 소요일은 11일"이라며 "신물질 임상시험 평균보다 빠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오래 걸렸다"고 밝혔다. 33일에는 제넨셀이 자료를 보완하는 데 사용한 기간까지 포함돼 있어 식약처의 실제 심사 기간과 직접 비교해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결국 같은 승인 과정을 놓고 야권은 신청일부터 승인일까지 33일을, 김 후보자 측은 식약처가 실제 심사한 11일을 각각 제시하고 있다. 승인 기간 자체가 특혜를 입증하는 근거가 될 수 있는지를 놓고 청문회에서 자료 검증이 불가피해졌다.
제넨셀이 제출한 동물실험 자료 일부가 누락되거나 조작됐다는 의혹도 김 후보자에게 번졌다.
김 후보자 측은 이에 대해서도 "전혀 알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당시 김 후보자가 요청받은 것은 식약처에 접수된 민원의 진행 상황을 확인하는 것이었고, 제넨셀이 제출한 시험자료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문제점을 알 수 있는 위치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는 임상시험 승인을 요구하거나 심사 기준을 낮춰달라고 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식약처가 정상적인 검토와 심사를 거쳐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으며, 국회의원이 처리할 수 있는 고충민원을 관계기관에 전달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야권은 공개된 문자와 통화 녹취를 토대로 단순 민원 전달이었는지를 따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김 후보자와 민원을 전달한 양씨의 오랜 친분과 당시 대화 내용까지 공개되면서 두 사람의 관계도 검증 대상으로 올라왔다.
이 사건은 이미 검찰 수사를 거쳤다. 검찰은 2024년 12월 김 후보자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김 후보자 측은 직접적인 금품 수수나 임상시험 승인 대가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어 청탁이나 특혜가 없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당시 수사 과정과 관련된 자료와 녹취가 잇따라 공개되면서 정치권 공방은 다시 거세졌다. 야권에서는 검찰이 어떤 근거로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는지도 청문회에서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오는 15일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기로 했다. 법사위는 이에 앞서 9일 전체회의를 열어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등을 채택할 예정이다.
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가 식약처에 연락한 구체적인 경위와 요청 내용, 제넨셀 임상시험의 실제 심사 기간, 당시 다른 코로나19 치료제와의 처리 기간 차이 등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핵심은 김 후보자가 식약처에 연락했다는 사실 자체보다 그 연락이 실제 심사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있다. "신속하게 처리해 달라"는 요청이 통상적인 국회의원 민원 전달이었는지, 특정 업체에 대한 편의를 요구한 것이었는지를 가를 당시 식약처 내부 기록과 심사 과정이 청문회 검증대에 오르게 됐다.
강민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