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이후에도 소득과 사회활동을 이어가려는 고령층이 늘면서 별도의 국가자격증 없이 지원할 수 있는 노인 일자리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산불감시원부터 등하교도우미, 안부확인원, 택배분류원, 실버바리스타까지 업무 분야도 다양하다.
다만 온라인에 소개되는 급여나 근무조건만 보고 지원해서는 안 된다. 같은 이름의 일자리라도 노인일자리사업인지 지방자치단체의 기간제 근로인지, 민간기업 채용인지에 따라 신청 자격과 근무시간, 보수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과 고용24 등에 따르면 고령층이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는 일자리 가운데 하나는 산불감시원이다. 산림 인접 지역 등을 순찰하며 산불 위험 요인을 확인하고 화재 예방 활동을 하는 업무다. 지방자치단체별로 모집 시기와 선발 기준이 다르며 장시간 야외활동이 가능한지도 중요한 조건이 된다.
등하교도우미와 배움터지킴이처럼 학교 주변에서 활동하는 일자리도 있다. 등하교 시간 어린이의 안전한 이동을 돕거나 학교 안팎을 순찰하는 업무가 중심이다. 어린이와 직접 접촉하는 만큼 채용기관에 따라 범죄경력 조회 등 별도의 절차가 적용될 수 있다.
독거노인 등의 안부를 확인하는 업무도 고령층 일자리 가운데 하나다. 전화나 방문을 통해 생활 상태를 살피고 필요한 경우 관련 기관과 연결하는 방식이다. 단순한 연락 업무에 그치지 않고 취약계층의 안전을 확인하는 역할이 포함될 수 있어 사업별 직무 내용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택배분류원과 아파트 실버택배는 물류 분야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일자리다. 택배분류원은 지역별로 물품을 나누는 업무를 맡고 실버택배는 아파트 단지 등 일정 구역에서 소형 택배를 배송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물품을 반복적으로 옮겨야 하는 만큼 개인의 체력과 근무환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주차관리원은 차량의 입출차 안내와 주차장 관리, 정산 등을 담당한다. 복지관관리원 역시 복지시설의 환경 정리와 시설 관리 등을 맡는 형태로 운영된다.
최근에는 실버바리스타처럼 서비스 분야에서 일하는 고령층도 늘고 있다. 복지시설이나 시니어카페 등에서 음료를 만들고 고객을 응대하는 업무다. 사업에 따라 교육을 받은 뒤 현장에 배치되는 방식도 있어 반드시 바리스타 자격증이 있어야 지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노인돌보미와 동행매니저도 관심을 받는 분야다. 노인돌보미는 어르신의 일상생활을 지원하고 동행매니저는 병원 진료나 외출이 필요한 고령자의 이동을 돕는다. 다만 돌봄 업무의 범위와 채용 주체에 따라 자격이나 경력 요건이 붙을 수 있어 "무자격 취업"으로 일괄적으로 보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시험감독관은 시험장에서 응시자 확인과 시험 진행을 지원하는 업무다. 상시 채용보다는 시험 일정에 맞춰 단기 인력을 모집하는 경우가 있어 모집 공고를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노인 일자리를 찾을 때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은 급여다. 인터넷에는 특정 직종을 두고 월 100만원 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식의 정보가 적지 않지만 이를 전국 공통 급여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정부 노인일자리사업 가운데 노인공익활동사업은 월 30시간을 기준으로 활동비 월 29만원이 지급된다. 노인역량활용사업은 10개월 참여를 기준으로 월 63만4000원 수준이며 주휴수당과 연차수당 등은 별도로 적용될 수 있다.
반면 산불감시원이나 택배분류원, 주차관리원 등 지방자치단체 또는 민간기관이 직접 채용하는 일자리는 근무시간과 계약 형태에 따라 급여가 달라진다. 같은 직종이라도 하루 근무시간과 근무일수, 채용기관에 따라 실제 받는 금액에는 차이가 생긴다.
지원 자격 역시 일자리마다 다르다. 연령만 충족하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소득이나 기존 취업 여부, 다른 정부 일자리사업 참여 여부 등이 선발 과정에 반영될 수 있다.
고령층 일자리 정보는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운영하는 노인일자리 관련 채용정보와 고용24, 각 지방자치단체와 시니어클럽 등의 모집 공고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 이용이 어렵다면 거주지 행정복지센터나 노인복지관 등을 통해 모집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도 있다.
자격증 없이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은 재취업을 원하는 고령층에게 문턱을 낮춰준다. 하지만 직종 이름만 보고 선택하기보다 근로계약인지 활동비를 받는 노인일자리사업인지부터 구분해야 한다. 실제 지원 전에는 모집기관이 제시한 연령과 근무시간, 급여, 계약기간, 자격요건을 개별 공고에서 확인해야 한다.
박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