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이후 봉쇄 시위가 이어져 온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대한체육회와 입주 체육단체 관계자들이 8일 경찰의 지원을 받아 진입했다. 지난 6월 5일 경기장 출입이 막힌 지 95일 만이다.
경찰과 대한체육회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경기장 내부 진입에 나섰다. 경찰은 오전 9시13분께 2-3 게이트 앞에 설치돼 있던 천막과 현수막 등을 철거하고 통로를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위 참가자들이 반발했지만 진입을 막지는 못했다.
경기장 안에 사무실을 둔 대한체육회 소속 9개 종목단체 관계자들도 경찰이 확보한 통로를 통해 내부로 들어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와 선관위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특검 관계자들도 함께 진입했다.
체육단체들은 당장 경기장 내 사무실에서 정상 근무를 시작하기보다 업무에 필요한 물품을 우선 반출한다는 계획이다. 컴퓨터와 전산장비, 업무파일, 행정·회계·계약 서류, 대회 운영 물품과 국가대표 훈련·대회 참가 관련 물품 등이 대상이다.
오는 19일 개막하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불과 11일 앞둔 상황에서 장기간 사무실을 사용하지 못한 체육단체들은 최소한의 업무 정상화를 위해 물품 반출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핸드볼경기장은 6·3 지방선거 당시 송파구 개표소로 사용됐다. 잠실7동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일시 중단되는 일이 발생한 뒤 관련 투표함이 이곳으로 옮겨졌고, 일부 시민들이 선거 관리 과정에 대한 진상 규명과 재선거 등을 요구하며 지난 6월 5일부터 경기장 주변에서 농성을 이어왔다.
봉쇄가 시작되면서 경기장 내부에 사무실을 둔 체육단체 직원들도 출입하지 못했다. 대한핸드볼협회와 대한펜싱협회, 대한산악연맹 등 9개 종목단체가 영향을 받았고 선수·지도자 지원과 각종 대회 운영, 회계·행정 업무에도 차질이 발생했다.
체육단체들은 봉쇄 초기부터 여러 차례 경기장에 들어가려 했다. 지난 6월 9일에도 직원들이 공동 진입을 추진했지만 시위 참가자들이 출입을 막으면서 사무실에 들어가지 못했다.
6월 16일에는 경찰과 대한체육회가 다시 진입에 나섰다. 당시 체육단체 직원들과 시위 참가자들이 출입구에서 대치했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정치권 인사들도 현장을 찾았다.
양측은 체육단체 직원과 시위 참가자가 함께 들어가 내부 활동을 확인하는 방식까지 논의했지만 일부 참가자가 출입문을 붙잡고 반발하면서 결국 무산됐다. 체육단체 직원들은 다시 발길을 돌렸다.
이후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현장 조사를 위해 경기장 내부에 들어갔지만 입주 체육단체의 정상적인 사무실 복귀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체육단체들은 경기장 밖 임시 공간에서 업무를 처리해왔다. 사무실 안에 남아 있는 전산장비와 행정서류, 법인 업무에 필요한 물품을 사용할 수 없어 업무에 제약이 이어졌다는 게 대한체육회 측 설명이다.
이날 진입 과정에서는 일부 시위 참가자의 반발이 있었지만 큰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이 출입구 주변의 천막과 현수막 등을 치우고 진입로를 확보하면서 지난 6월과 달리 체육단체 관계자들의 실제 진입까지 이뤄졌다.
95일 동안 닫혀 있던 경기장에 들어간 체육단체들은 우선 사무실 내부 상태를 확인하고 아시안게임 준비와 행정업무에 필요한 물품을 반출할 예정이다. 경기장 주변에서는 봉쇄 시위가 이어지고 있어 사무실의 정상적인 상시 출입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