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한속도를 넘겨 어린이보호구역을 달리다 자전거를 타던 12세 어린이를 치어 숨지게 한 70대 버스 운전기사가 1심에서 금고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대구지법 포항지원 형사1단독 나소라 판사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가운데 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금고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월 13일 오후 9시 57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의 한 대규모 아파트단지 인근 도로에서 25인승 버스를 운전하다 자전거를 타고 가던 B군을 들이받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고가 발생한 곳은 제한속도가 시속 30㎞로 정해진 어린이보호구역 내 편도 3차로 도로였다. 당시 A씨는 같은 방향으로 버스를 몰던 중 2차로에서 1차로로 진로를 변경한 B군의 자전거 뒷부분을 차량 앞 범퍼로 충격한 것으로 조사됐다.
충격을 받은 B군은 도로에 쓰러졌고 뒤따르던 버스가 B군을 타고 넘었다. B군은 중증 두부 손상을 입고 현장에서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사고 당시 제한속도보다 시속 11.5㎞ 빠른 시속 41.5㎞로 주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가 어린이보호구역의 제한속도를 지켰다면 사고를 피할 가능성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사고 경위와 차량 운행 기록 등을 조사한 뒤 A씨에게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지난 4월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후 검찰은 A씨를 기소했고 법원은 전방주시 의무 위반과 과속 운전이 사망 사고로 이어졌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전방 주시를 소홀히 한 피고인의 주의의무 위반 정도와 사망이라는 중한 결과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번 판결은 교통사고로 사람을 숨지게 한 혐의에 대해 금고 2년을 선고하면서도 그 형의 집행을 3년간 유예한 1심 판단이다. 금고형은 교정시설에 수용하되 징역형과 달리 노역을 부과하지 않는 형벌이며, 집행유예 기간에 별도의 취소 사유가 발생하지 않으면 형의 집행을 면하게 된다.
어린이보호구역에서는 운전자에게 일반 도로보다 높은 수준의 주의의무가 요구된다. 특히 야간에는 시야가 제한되고 자전거 이용자의 갑작스러운 진로 변경 가능성도 있어 제한속도 준수와 전방 확인이 사고 예방의 핵심으로 꼽힌다.
검찰과 A씨가 항소할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양측이 판결문을 송달받은 날부터 정해진 기간 안에 항소하지 않으면 이번 1심 판결은 확정된다.
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