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아이가."
짧은 대사만으로도 한 시대의 기억을 불러오는 영화 "친구"가 2026년 개봉 25주년을 맞았다. 부산을 배경으로 네 친구의 엇갈린 우정과 비극을 그린 이 작품은 유오성·장동건·서태화·정운택을 대중에게 각인시켰고, 조연으로 등장한 김정태에게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영화 속에서 같은 시간을 통과했던 배우들은 25년이 지난 현재 서로 다른 자리에서 삶을 이어가고 있다.
곽경택 감독의 "친구"는 2001년 3월 31일 개봉했다. 유오성이 조직폭력배 집안에서 성장한 준석을, 장동건이 장의사의 아들 동수를 연기했다. 서태화는 화목한 가정에서 자란 상택, 정운택은 익살스러운 중호 역을 맡았다. 김정태는 준석과 동수 주변의 인물인 도루코로 출연했다.
유오성은 작품의 중심에 선 준석을 거칠면서도 복합적인 인물로 표현하며 대표작을 만들었다. 이후 영화와 드라마, 연극을 오가며 활동했고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과 JTBC 드라마 "웰컴투 삼달리" 등에서도 시청자들과 만났다. 1966년생인 그는 환갑을 맞은 2026년에도 연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동수 역의 장동건은 "친구"를 통해 기존의 부드러운 이미지를 벗고 배우로서 활동 영역을 넓혔다. 이후 "태극기 휘날리며", "마이웨이", "창궐" 등 대형 영화에 출연했고 드라마로도 활동을 이어왔다. 최근에는 방콕을 배경으로 한 하드보일드 액션 영화 "열대야"를 차기작으로 선택해 새로운 모습을 준비하고 있다.
상택을 연기한 서태화는 성악을 전공한 뒤 배우로 전향한 이력을 갖고 있다. 영화와 드라마뿐 아니라 요리 프로그램에서도 활동했으며, 서울 용산구에서 국숫집을 운영하는 근황이 알려지기도 했다. 배우와 요리라는 두 영역을 오가며 영화 속 모범생 상택과는 또 다른 삶을 보여주고 있다.
중호 역으로 이름을 알린 정운택은 연예계를 떠난 뒤 선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2017년부터 선교 활동을 시작한 그는 방송과 종교 행사 등을 통해 과거의 삶과 달라진 일상을 공개했다. 2026년에는 소망교도소 홍보대사로 위촉돼 수용자의 회복과 사회 복귀를 돕는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도루코 역의 김정태는 간암 수술을 받은 뒤 건강을 회복해 연기와 방송 활동을 이어왔다. "방가? 방가!", "7번방의 선물" 등에서 개성 강한 조연으로 입지를 다졌으며, 2026년에도 배우와 방송인으로 대중을 만나고 있다. 영화 "가족여행"에서는 출연뿐 아니라 연출에도 참여해 활동 범위를 넓혔다.
개봉 당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에도 흥행에 성공한 "친구"는 부산 사투리와 강렬한 대사, 네 인물의 비극적인 관계를 앞세워 2000년대 초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자리 잡았다. 다만 온라인에서 공유되는 출연진의 나이와 근황 가운데 일부는 실제 생년이나 최근 활동과 다른 경우가 있어 공식 프로필과 공개된 활동 내용을 구분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한 작품에서 출발한 배우들의 길은 연기와 외식업, 선교, 연출 등으로 나뉘었다. 영화 속 친구들은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지만, 배역을 연기한 배우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25년의 시간을 채우며 "친구"라는 작품의 기억을 현재까지 이어가고 있다.
이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