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체육계 고위 관계자가 여성 스모를 두고 “여자가 할 스포츠가 아니다”라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본 내 여성 스모의 열악한 현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인도 매체 타임스 오브 인디아는 6일 “일본에서 여성 스모가 전통과 남성 중심의 시스템에 맞서 생존을 이어가고 있다”며 “현재 일본에는 70개가 넘는 클럽에서 600명 이상의 여성이 스모를 수련하고 있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부정적”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레슬링 경기장에서 여성 스모와 관련한 질문을 받은 일본레슬링협회 고위 관계자는 웃음을 보인 뒤 “여자가 할 스포츠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일본 스모계에는 여성의 도효 출입을 제한하는 오랜 전통이 남아 있다. 여성은 전통적으로 스모 경기가 열리는 도효에 오를 수 없었으며, 이 같은 관행은 과거 종교적·문화적 인식과 연결돼 유지돼 왔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여성이 스모에 참여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일부 역사 기록과 연구에 따르면 여성의 스모 참여는 고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에도시대인 1603년부터 1868년 사이에도 여성 스모가 대중적인 관심을 받은 시기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여성 스모는 20세기 초까지도 일부 지역에서 이어졌다.
하지만 1926년 도덕과 전통 등을 이유로 여성 스모가 금지되면서 공식 무대에서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이후 조직화된 여성 스모가 다시 등장한 것은 1997년이었다.
여성 스모가 부활한 지 약 30년이 지났지만 제도적 기반은 여전히 부족하다.
현재 일본스모협회는 여성 스모를 공식 종목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여성 선수들은 민간 클럽이나 학교, 대학 등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선수들이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시점은 대학 졸업 이후다.
히라카타 스모 클럽 지도자인 우에다 마오는 “인정도 없고, 돈도 없고, 미래도 없다”며 “대부분의 여자 선수들이 대학을 졸업하면 스모를 그만둔다”고 말했다.
이어 “이 상황을 바꾸기 위해서는 선수들이 계속 활동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성 선수들을 둘러싼 사회적 편견도 과제로 꼽힌다.
일본의 대표적인 여성 스모 선수로 평가받는 히사노 아이리는 자신이 스모를 시작했을 당시를 회상하며 “나를 놀리는 사람들도 있었다”며 “성 역할에 대한 인식이 굳어진 환경에서는 받아들여지기가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여성 스모 선수들은 국제 스포츠 무대 진출에 기대를 걸고 있다.
도쿄의 여성 전용 스모팀 ‘요코 스모 클럽’ 관계자는 선수들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운동을 이어가는 이유에 대해 “언젠가 스모가 올림픽 정식 종목에 포함될 것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일본에서는 600명이 넘는 여성이 스모 선수로 활동하고 있지만 공식적인 인정이나 안정적인 선수 육성 체계는 부족한 상황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전통 스포츠인 스모가 국제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여성 선수의 참여 확대와 공식적인 제도권 편입 문제가 향후 주요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김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