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일본 도쿄이과대학 명예교수 소아이 겐소가 “연구의 의미와 위상을 이번 수상으로 인정받아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소아이 교수는 7일 밤 도쿄이과대학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벨 화학상 수상 소식을 접한 순간과 오랜 연구 과정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그는 “근처 슈퍼마켓에 식재료를 사러 나갔다가 전화를 받고 수상 소식을 들었다”며 뜻밖의 순간에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상 수상 소식을 접했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의 의미와 위상을 이번 수상을 통해 인정해 주셔서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올해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프랑스 화학자 앙리 카강과 일본의 소아이 겐소를 선정했다. 두 연구자는 비대칭 유기합성에서 비선형 효과와 자기촉매 작용을 발견해 분자의 ‘손대칭성’ 문제를 이해하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아미노산을 비롯한 많은 분자는 왼손과 오른손처럼 서로 거울에 비친 형태를 갖는 두 가지 구조로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생명체에서는 특정 방향의 분자가 선택적으로 존재하는 ‘단일 손대칭성’ 현상이 나타난다.
카강과 소아이의 연구는 화학반응 과정에서 아주 작은 비대칭성이 어떻게 한쪽 방향으로 크게 증폭될 수 있는지를 규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소아이 교수는 반응 생성물이 다시 촉매 역할을 하면서 같은 형태의 분자를 증폭시키는 자기촉매 반응을 연구해 이른바 ‘소아이 반응’을 확립했다.
이 연구는 생명체가 왜 한쪽 방향의 분자 구조를 주로 사용하는지에 대한 오랜 과학적 수수께끼를 푸는 데 단서를 제공했으며, 원하는 구조의 분자를 선택적으로 만드는 의약품 합성 기술 발전에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으로 평가된다. [
소아이 교수는 수많은 분자를 이용해 오랜 기간 반복적으로 실험했던 연구 과정도 돌아봤다.
그는 “당시에는 목표로 하는 반응이 실제로 일어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연구를 진행했다”며 “함께 연구한 학생들이 매우 우수했고 하나하나 결과를 쌓아 올리면서 여기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가 아직 끝난 것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소아이 교수는 자연계에서 생명의 기초가 되는 아미노산이 왜 한쪽 방향의 분자 구조만을 갖게 됐는지는 여전히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문제라며 앞으로도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생명의 기원이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매우 관심이 있다”고 말하며 이번 노벨상 수상 이후에도 생명과 분자의 기원을 둘러싼 연구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노벨위원회는 두 연구자의 성과가 화학자들에게 새로운 연구 도구를 제공한 것은 물론 생명체의 단일 손대칭성이 어떻게 형성됐는지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김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