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장남 이동호 씨가 대통령 가족의 이른바 "황제 골프" 의혹을 제기한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주 의원이 지난해 여름휴가 당시 대통령 가족이 해군기지 내 골프장을 이용하고 헬기로 이동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이 씨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면서 법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동호 씨는 이날 주 의원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 고소장을 서울경찰청에 제출했다.
이번 고소는 주 의원이 지난달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가족의 골프장 이용과 헬기 탑승 의혹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주 의원은 당시 이 대통령이 2025년 8월 여름휴가 기간에 장남 이동호 씨 부부와 함께 경남 진해 해군기지 내 한산대CC에서 골프를 쳤다고 주장했다. 이후 저도에 있는 숙소까지 헬기를 이용해 이동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주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당시 헬기장에 정박해 있었다고 주장하는 헬기 사진을 공개했다. 대통령 가족이 군 시설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는지, 헬기 운항과 골프장 이용에 공적 자원이 사용됐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주 의원은 대통령 가족의 골프장 이용과 이동 과정에 대한 비용 정산 내역을 공개할 것도 요구했다. 세금이 부당하게 사용된 사실이 있다면 환수와 법적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이동호 씨는 고소장을 통해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 씨는 "여름휴가 기간 중 한산대CC에 간 사실이 없고, 그곳에서 골프를 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이 제기한 의혹 가운데 자신의 골프장 방문과 골프 이용 사실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 씨의 입장이다.
이 씨 측은 대통령 가족의 휴가가 공적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실명과 함께 공개적으로 제기한 것은 허용되는 정치적 비판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주장했다.
특히 기자회견뿐 아니라 사회관계망서비스와 유튜브 방송 등을 통해 관련 의혹이 반복적으로 제기된 점을 문제 삼았다.
이 씨 측은 사실 확인 없이 개인의 실명을 거론하며 의혹을 확산시킨 행위가 명예를 훼손했다는 입장이다.
앞서 주 의원은 지난달 29일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를 직권남용과 횡령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당시 주 의원은 대통령 부부의 골프장 이용과 관련한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로써 대통령 가족의 골프장 이용을 둘러싼 논란은 주 의원의 대통령 부부 고발에 이어 대통령 장남의 주 의원 고소로 확대됐다.
이번 사건에서 우선 확인해야 할 부분은 이동호 씨가 실제로 해당 기간 한산대CC를 방문했는지 여부다.
주 의원이 공개한 헬기 사진 역시 촬영 시점과 장소, 실제 탑승자 등이 확인돼야 의혹과의 관련성을 판단할 수 있다. 헬기가 해당 장소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특정 인물의 탑승 여부나 이동 목적까지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군 시설 내 골프장 이용 절차와 비용 정산 문제도 별도의 쟁점이다. 대통령 가족이라는 신분에 따라 일반적인 이용 절차와 다른 편의가 제공됐는지, 실제 공적 비용이 지출됐는지 여부는 관련 기록과 증거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반면 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판단에서는 주 의원이 제기한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발언 경위, 의혹 제기의 근거, 공익성 등이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국회의원의 정치적 의혹 제기라 하더라도 사실관계에 대한 검증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동시에 대통령과 그 가족의 공적 자원 이용 여부에 대한 문제 제기 역시 공적 감시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두 사안은 구분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까지 주 의원의 주장과 이동호 씨의 반박은 정면으로 엇갈리고 있다. 고소장이 제출됐다는 사실만으로 주 의원의 명예훼손 혐의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반대로 의혹 제기만으로 대통령 가족의 특혜 이용이 확인된 것도 아니다.
경찰은 고소장 내용과 관련 자료를 검토한 뒤 필요한 조사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이번 사건은 대통령 가족의 군 시설 이용 여부와 국회의원의 의혹 제기 책임이라는 두 문제가 맞물려 있다. 향후 수사에서는 한산대CC 출입 기록과 골프장 이용 내역, 헬기 운항 기록 등 객관적 자료를 통해 양측의 주장을 얼마나 확인할 수 있을지가 핵심 쟁점이다.
박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