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 일대에서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거나 장소를 제공한 혐의 등을 받는 관계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은 업소 운영자뿐 아니라 성매매 사실을 알고도 건물과 토지를 제공한 소유주들까지 수사해 47명을 공소청에 넘겼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6일 영등포역 인근 성매매 업소와 관련해 모두 106명을 입건하고, 이 가운데 47명을 지난달 말 서울남부지방공소청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송치 대상에는 성매매 알선업자 20명과 성매매 장소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 건물주 및 토지주 16명이 포함됐다. 성매매 매수자와 매도자 등 11명도 함께 송치됐다.
이번 수사는 영등포역 주변에서 영업해 온 성매매 업소의 운영 구조와 장소 제공 관계를 확인하는 데 집중됐다. 경찰은 성매매를 직접 알선한 업자뿐 아니라 해당 건물과 토지의 소유 관계, 영업에 사용된 부동산의 제공 경위 등을 조사했다.
특히 건물주와 토지주 16명이 송치 대상에 포함된 점이 눈에 띈다.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은 성매매 알선뿐 아니라 성매매에 제공되는 사실을 알면서 건물이나 장소를 제공하는 행위도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건물이나 토지를 소유했다는 사실만으로 처벌되는 것은 아니다. 해당 장소가 성매매에 사용된다는 점을 인식했는지, 이를 알면서도 장소를 제공했는지 등이 법적 판단의 대상이 된다.
경찰은 지난 5월 전담 수사팀을 구성해 영등포역 일대 성매매 업소를 대상으로 집중 수사를 진행했다. 업소 운영자와 성매매 관련자들을 조사하는 동시에 건물과 토지 등 영업 기반에 대한 재산 추적도 병행했다.
수사 과정에서는 성매매 영업에 사용된 부동산을 대상으로 대규모 기소 전 몰수보전도 추진됐다.
경찰이 신청한 몰수보전 대상 부동산의 규모는 200억 원대에 이른다. 이 가운데 2건, 총 33억 6천만 원 규모의 몰수보전이 실제 집행됐다.
기소 전 몰수보전은 범죄와 관련된 재산이 재판 과정에서 처분되거나 은닉되는 것을 막기 위해 법원의 결정에 따라 해당 재산의 처분을 제한하는 절차다.
몰수보전이 집행됐다고 해서 재산의 몰수가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 실제 몰수 여부는 향후 형사재판에서 범죄 관련성과 법률상 요건 등을 심리한 뒤 결정된다.
이번 수사에서 경찰은 성매매 업소 운영과 장소 제공 혐의를 함께 살펴봤다. 성매매 영업에 사용되는 부동산의 제공 행위까지 수사 범위에 포함하면서 업소 운영자 외의 관계자들도 형사절차에 넘겨졌다.
영등포역 일대 성매매 업소 문제는 단속 이후 영업이 재개되는 사례를 막기 위해 장소 제공과 영업 기반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논의와도 연결된다. 업소 운영자에 대한 형사처벌과 별개로 건물 및 토지의 사용 관계를 확인하는 절차가 진행된 것이다.
다만 이번에 입건된 106명 전원이 송치된 것은 아니다. 경찰이 지난달 말 공소청에 넘긴 인원은 47명이며, 나머지 59명에 대한 구체적인 사건 처리 결과는 제공된 발표 내용에 포함되지 않았다.
공소청은 송치된 사건의 수사 기록과 증거자료를 검토해 기소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건물주와 토지주에 대해서도 성매매 장소 제공 사실에 대한 인식과 관여 정도 등이 심사 대상에 포함된다.
경찰이 집행한 33억 6천만 원 규모의 몰수보전 역시 향후 형사절차와 별도로 법원의 최종 판단을 거쳐야 한다. 이번에 송치된 47명은 성매매 알선과 장소 제공 등 각자에게 적용된 혐의에 따라 사법절차를 밟게 된다.
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