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개최된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극본상(Best Book of a Musical)을 수상하며 K뮤지컬의 새 역사를 기록했다. 이번 수상은 K뮤지컬이 세계 공연예술계 최고 권위의 토니상에서 극본상을 받은 최초의 사례로, 한국 뮤지컬의 위상을 한층 더 높이는 쾌거로 평가된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이날 시상식에서 작품상, 연출상, 음악상 등 총 10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특히 극본상은 박천휴 작가와 윌 애런슨 작가가 공동 수상하며 그들의 섬세하고 독창적인 서사 구성 능력을 세계에 알렸다. 이 작품은 이미 앞서 드라마데스크 어워즈, 드라마리그 어워즈, 외부 비평가 협회상 등 미국 브로드웨이 주요 시상식에서 연이어 수상하며 토니상 수상 가능성을 높여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작품을 "섬세하고도 가슴 저미는 이야기, 사랑에 관한 한 가장 독창적인 창작 스토리"라고 극찬했으며, 뉴요커지는 "올해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가운데 가장 순수한 사랑 이야기"라고 호평했다.
지난해 한국 창작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가 토니상 의상 디자인상을 수상한 바 있지만, 극본상 수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단순한 디자인이나 기술적인 부문이 아닌, 작품의 핵심을 이루는 스토리텔링과 서사적 완성도를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재즈와 현악 4중주가 어우러진 음악적 요소와 홀로그램 등 독특한 무대 연출을 통해 독보적인 분위기를 창출하며 관객과 평단의 찬사를 받았다. 특히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로봇들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보편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며 문화와 언어의 장벽을 넘어섰다는 평가다.
이 작품은 2016년 한국에서 초연된 이후 꾸준히 사랑받으며 평균 객석 점유율 93.8%를 기록하는 등 흥행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입증했다. 2018년 제2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는 "소극장 뮤지컬상"을 포함해 6관왕을 차지하며 국내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번 토니상 극본상 수상은 한국 창작 뮤지컬의 해외 진출 가능성을 더욱 확장시키고, 국내 뮤지컬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지난해 11월 뉴욕 맨해튼 벨라스코 극장에서 정식 개막한 후 현지 반응에 힘입어 내년 1월 17일까지 공연이 연장되었으며, 오는 10월에는 국내 10주년 기념 공연도 예정되어 있어 그 파급 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토니상 극본상 수상은 한국 뮤지컬이 세계 시장에서 하나의 장르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K팝, K드라마에 이어 K뮤지컬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어쩌면 해피엔딩"의 성공은 다른 한국 창작 뮤지컬들의 해외 진출에도 큰 동기 부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