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베트남이 고속철도 및 원전 분야의 전략적 협력 확대에 합의했다. 이재명 대한민국 대통령은 12일 르엉끄엉 베트남 국가주석과의 첫 통화에서 이 같은 뜻을 밝혔다. 이번 통화는 이 대통령 취임 후 다섯 번째 정상 통화로, 아시아 주요국과의 협력 관계 강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오전 9시 30분부터 25분간 르엉끄엉 주석과 통화했다고 전했다. 르엉끄엉 주석은 이 대통령 당선 직후 축전을 보내 축하를 전했으며, 이번 통화에서도 "성과를 거두길 바란다"며 다시 한번 축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 대통령은 미·일·중, 체코에 이어 베트남과의 정상 통화를 통해 국제 사회에서 대한민국 외교의 지평을 넓히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1995년 수교 이후 교역, 투자, 인적 교류 등 모든 분야에서 한-베트남 양국 관계가 눈부시게 발전했음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앞으로도 한-베트남의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가 더욱 발전하도록 르엉 주석과 긴밀한 협력을 희망한다"고 언급하며 양국 관계의 지속적인 발전을 강조했다. 이에 르엉 주석은 공감을 표하며 "베트남 경제 발전과 고도화 추진에 있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관계 강화를 희망하며 이를 위해 적극 협력하자"고 화답했다. 양국 정상이 경제 발전을 위한 상호 협력에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특히 이 대통령은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활약을 위한 베트남 정부의 각별한 관심을 르엉 주석에게 당부했다. 이는 베트남이 한국 기업들에게 중요한 투자처이자 생산 기지임을 인지하고, 양국 간 경제 협력의 핵심 주체인 기업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려는 대한민국 정부의 입장을 반영한다. 현재 베트남은 한국의 중요한 통상 파트너로서, 이번 합의를 통해 고속철도 및 원전과 같은 대규모 인프라 사업에서의 한국 기업 참여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르엉 주석은 이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을 요청했으며, 이 대통령은 "베트남 방문으로 심도 있는 논의를 기대한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고위급 교류에 나서자"고 제안하며 다자 외교 무대에서도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할 의사를 내비쳤다. 경주 APEC 정상회의는 2025년 개최될 예정으로, 이를 계기로 한-베트남 간 고위급 교류가 더욱 활발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 통화를 통해 양국은 경제적 상호 의존성을 넘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고속철도와 원전 사업은 막대한 규모와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만큼, 양국 간 협력은 단순한 경제적 이익을 넘어 기술 이전 및 인프라 구축 역량 강화 등 다각적인 파급 효과를 낳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베트남의 지속적인 경제 성장에 발맞춰 한국 기업의 진출 확대는 양국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