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이 23일 출판기념회 회계의 투명성을 대폭 높이는 내용의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는 '검은 돈'이 오간다는 비판을 받아온 출판기념회 관행에 제동을 걸고,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주 의원은 오늘 보도자료를 통해 "출판기념회에서 '검은 현금 봉투'가 오가던 시대는 이제 끝나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며 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번 개정안을 '제2의 김민석 방지법' 또는 '검은봉투법'으로 명명하며, 정치자금의 불투명한 통로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최근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의 재산 논란에서 출판기념회를 통한 현금 수입이 언급된 점이 법안 발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주진우 의원이 발의한 정치자금법 개정안의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출판기념회를 통해 발생하는 책 판매 수익을 정치자금의 범위에 포함하도록 명시하는 것이다. 현행법상 출판기념회 수익은 정치자금으로 분류되지 않아 신고 및 공개 의무가 없어, 사실상 '비공식 자금'의 통로로 악용될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출판기념회 수익도 다른 정치자금과 동일하게 투명하게 신고되고 공개되어야 한다.
둘째, 정가 이상으로 책을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이는 책 판매라는 형식을 빌려 사실상 고액의 후원금을 우회적으로 수수하는 관행을 막기 위한 조치다. 현재 정치자금법은 선거일 90일 전부터 선거일까지 출판기념회 개최를 금지하는 규정만 있을 뿐, 수익금 규모나 사용처에 대한 구체적인 제한은 전무한 실정이다.
이번 개정안은 특히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의 재산 논란 이후 정치권에서 불거진 투명성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 후보자는 최근 5년간 수입을 초과하는 지출에 대해 경조사와 출판기념회를 통한 현금 수입으로 해명했으나,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재산 신고 누락 의혹을 제기하며 강하게 비판해왔다.
주진우 의원실 관계자는 "이번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출판기념회가 합법적인 정치자금 모금 통로로서 기능하되, 그 과정의 투명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정치자금의 깨끗한 흐름을 확립하고, 국민의 정치 불신을 해소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