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3년 9개월 만에 3100고지를 탈환했던 코스피가 26일, 강보합세로 장을 시작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이날 오전 9시 5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09포인트(0.00%) 오른 3108.34를 기록, 전날의 종가와 거의 변동 없는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가파른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과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시장 참여자들이 신중하게 다음 방향성을 탐색하는 모습이다.
간밤 미국 뉴욕 증시는 연방준비제도(Fed) 인사의 매파적 발언에도 불구하고 기술주 중심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이러한 대외적인 변수가 뚜렷한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한 가운데, 국내 증시는 전날의 급등에 따른 피로감을 소화하는 과정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3100선이라는 상징적인 저항선을 단숨에 돌파한 만큼, 단기적으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시장 전반에 형성되고 있다.
수급 주체별로는 장 초반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순매도에 나서며 지수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이는 전날까지 이어진 강력한 순매수세와는 대조적인 모습으로, 단기 급등에 따른 이익을 실현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개인 투자자들은 순매수로 대응하고 있으나, 지수를 끌어올리기에는 힘이 부치는 양상이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지수 상승을 견인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는 소폭 하락하며 쉬어가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2차전지 관련주와 일부 자동차 주는 소폭의 상승세를 보이며 업종별 차별화 장세가 나타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당분간 3100선을 중심으로 안정화 과정을 거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와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 등 상승 모멘텀은 여전히 유효하다. 하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가격 부담과 글로벌 경제 지표 발표 등 대기하고 있는 변수들을 고려할 때, 추가적인 상승을 위해서는 새로운 동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자들은 섣부른 추격 매수보다는 시장의 숨 고르기 과정을 지켜보며 향후 주도 업종의 변화를 예의주시해야 할 시점이라는 조언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