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 시간 중 음주운전과 직장 내 갑질 의혹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이용관 부산문화회관 대표가 결국 임기 5개월을 남기고 직위에서 물러났다. 부산문화회관 이사회는 어제(6일) 긴급 이사회를 소집하여 이 대표의 직위해제안을 가결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번 결정은 내부 고발로 촉발된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조직 안팎의 비판 여론이 거세진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사건의 발단은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부산문화회관지부가 제기한 여러 의혹에서 시작됐다. 노조 측은 이 대표가 지난 4월경 점심 식사 자리에서 술을 마신 뒤 관용차량을 직접 운전했다며 음주운전 의혹을 제기하고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또한,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직원에 대해 징계는커녕 오히려 주요 보직을 맡기는 "보은성 인사"를 단행했다며, 이는 조직의 공정과 신뢰를 무너뜨리는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업무추진비의 부적절한 사용 등 다양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되면서 파문은 일파만파로 커졌다.
이에 부산시는 즉각적인 감사에 착수했으며, 경찰 역시 노조가 제출한 고발장을 토대로 공식적인 수사를 진행해왔다. 이 대표는 이러한 의혹들이 사실과 다르다며 일부 혐의를 부인해 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논란이 지속되면서 정상적인 대표직 수행이 어렵다는 판단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지역 문화예술계를 대표하는 기관의 수장으로서 도덕성에 치명적인 흠집이 생겼다는 점이 이번 직위해제 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번 이사회의 결정으로 이 대표는 시 감사와 경찰 조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모든 직무에서 배제된 채 자택에서 대기하게 된다. 대표직의 최종 거취는 향후 진행될 조사의 결과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조사 결과 제기된 의혹들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단순 직위해제를 넘어 해임 등 중징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혐의를 벗게 되더라도 이미 리더십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만큼 남은 임기를 채우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최종적인 직위 부여 여부는 모든 조사가 종결된 후 부산시장이 결정하게 된다.
부산 문화예술계의 상징적 공간인 부산문화회관의 수장이 불미스러운 일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하차하면서 기관의 위상 추락은 물론, 내부 조직의 혼란도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시 감사와 경찰 조사가 신속하고 엄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차기 대표 선임과 조직 안정화를 위한 부산시의 후속 조치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