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한 무역전쟁의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이웃 나라인 캐나다에 35%의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통보했으며, 아직 개별 관세율을 협상하지 않은 나머지 대부분 국가에도 15~20%의 '보편적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전 세계를 동시다발적인 관세 전쟁의 소용돌이로 몰아넣는 이번 조치에 각국은 즉각 "받아들일 수 없는 조치"라며 강력한 보복을 예고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미국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직 관세 서한을 받지 않은 나머지 국가들에 15%든 20%든 관세를 지불하라고 말할 것"이라며 "지금 당장 그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월부터 추진해 온 '상호관세' 정책을 전 세계로 확대 적용하겠다는 최종 선언으로, 기존의 10% 보편 관세를 넘어 모든 국가가 미국의 시장에 접근하려면 더 높은 비용을 내야 한다는 '미국 우선주의'의 극단적 발현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에게 보내는 공개서한 형식으로, 오는 8월 1일부터 모든 캐나다산 수입품에 3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서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를 경유한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의 미국 내 유입 문제를 관세 부과의 명분 중 하나로 삼았다. 또한 인터뷰에서는 유럽연합(EU)에도 조만간 관세 부과를 통보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인 관세 폭탄 선언에 국제 사회는 즉각 강력하게 반발했다. 캐나다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미국의 35% 관세 부과는 전혀 정당화될 수 없으며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펜타닐 문제를 구실로 삼은 것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며, 명백한 보호무역주의 조치"라며 "미국이 관세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8월 1일부터 미국산 제품에 대해 상응하는 규모의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맞대응을 공식화했다.
EU 역시 즉각 경고 메시지를 내놨다.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미국이 새로운 관세를 부과한다면, EU 역시 우리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신속하고 적절하게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우리는 총구를 머리에 겨눈 상태에서는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전면적인 무역 분쟁도 불사하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 직후 금융시장은 즉각적인 충격에 휩싸였다. 캐나다 달러화의 가치가 급락하고, 뉴욕 증시 선물 지수도 변동성이 커지는 등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전 세계적인 보복 관세의 악순환을 촉발해 글로벌 공급망을 붕괴시키고, 결국에는 미국 내 수입물가 급등과 경기 침체를 불러오는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 한목소리로 경고했다. 전 세계가 트럼프발 '관세 쓰나미'의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