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오늘(6일) 잇따른 사고 발생과 관련하여 포스코이앤씨에 대해 면허 취소 및 공공입찰 금지 등 가능한 모든 제재 방안을 검토하고 강구할 것을 지시했다. 이는 앞선 대통령의 엄중한 질책에도 불구하고 유사 사고가 반복되자 강력한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본지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이러한 사고가 반복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포스코는 최근 3년간 안전 인프라 관련 예산을 대폭 축소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실제 사고 현장에서는 기본적인 안전 설비조차 미비했던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달 28일, 경남 함양-울산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포스코이앤씨 시공 현장의 사고는 그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60대 노동자가 회전하는 천공기에 끼여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으나, 당시 작업자의 추락 방지용 후크 외에 장비와 작업자를 분리하는 안전 블록이나 펜스 등 필수적인 안전 장비가 전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기본적인 장치마저 갖추지 않아 발생한 명백한 인재(人災)였다. 사고 현장을 방문했던 국회 산업재해TF 관계자는 "사고를 방지할 장비들이 분명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사고가 발생한 후에야 보완하겠다고 하여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포스코그룹은 안전 관련 예산 집행을 지속적으로 줄여온 것으로 드러났다. 본지가 입수한 '포스코그룹 안전관리 혁신계획안'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안전 관련 집행비가 감소했으며, 특히 안전 설비 및 시설물 설치에 사용되는 '안전 인프라' 예산은 3년 전과 비교하여 무려 1400억원이나 축소된 것으로 파악됐다. 매년 인명피해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안전 예산은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이러한 예산 삭감이 실제 현장의 안전 불감증으로 이어졌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사고 발생 이후 정희민 전 포스코이앤씨 사장은 지난 7월 29일 "잠재된 위험 요소를 전면 재조사하여 유사 사고를 예방하고, 회사의 명운을 걸고 안전체계의 전환을 이루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부랴부랴 마련된 혁신계획안마저 하도급 구조 혁신, 안전과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안전 전문회사 설립 추진 등 중장기적인 계획만을 담고 있어 실질적인 개선보다는 보여주기식 대응이라는 지적이 제기되었다. 정부의 고위 관계자 또한 "대통령 질책 이후 포스코이앤씨가 가져온 대응 보고안이 너무나 엉터리여서 다시 보고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이달 초, 포스코이앤씨의 해외 공사 현장에서 또 다시 사고가 발생하며 안전 불감증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다. 미얀마 현장에서 30대 노동자가 감전되어 현재까지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고 당시 해당 노동자는 헬멧과 장화 외에 별다른 안전 장비를 착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되어 기본적인 안전 수칙조차 지켜지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이번 이재명 대통령의 강력한 지시는 잇따른 중대재해 발생에 대한 정부의 단호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단순히 일회성 처벌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구조적인 안전 불감증을 뿌리 뽑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를 비롯한 건설업계 전반에 걸쳐 안전에 대한 인식 개선과 실질적인 투자 확대가 이루어져야만 더 이상의 안타까운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