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석 의원의 주식 차명거래 의혹이 정치권에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면서, 여야 간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특히 이 의원의 탈당과 민주당의 '제명' 조치, 그리고 후임 법사위원장 인선을 둘러싸고 날 선 공방이 이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어제저녁, 이춘석 의원은 자신을 둘러싼 주식 차명거래 의혹이 불거진 지 하루도 채 되지 않아 민주당을 탈당하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직에서 사임했다.
앞서 이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결백을 주장하며 당의 진상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으나, 돌연 태도를 바꿔 당에 부담을 줄 수 없다며 탈당과 사임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춘석 의원의 탈당은 주식 차명거래 의혹에 대한 당 차원의 조사가 시작된 직후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징계 회피성 탈당'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의원의 탈당에도 불구하고 최고 수위 징계인 '제명' 조치를 의결하며 단호한 입장을 표명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는 "주식시장에서 장난치다가는 패가망신한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 주겠다"는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명 정부의 기조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는 이 의원의 탈당이 향후 복당에 걸림돌로 작용하게끔 함으로써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이 의원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법사위원장직에 곧바로 판사 출신의 6선 추미애 의원을 내정했다. 법사위원장은 국회에서 통과되는 모든 법안을 심사하는 핵심 요직으로, 상임위원장 배분 과정에서 늘 여야 간 치열한 쟁탈전이 벌어지는 자리다. 민주당의 추미애 의원 내정은 22대 국회 개원 이후 법사위원장직을 둘러싼 여야 갈등이 다시 고조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법사위원장 내정 방침에 강력히 반발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예정된 오전 일정을 취소하고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의 법사위원장 독식을 맹비난했다. 송 원내대표는 "진정한 반성과 책임은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 독식의 폐단을 깨닫고 원내 2당에 돌려놓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라며 법사위원장직을 국민의힘에 넘길 것을 촉구했다.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도 민주당을 향한 비판에 가세했다. 김문수 후보는 추미애 의원 내정이 "야당과 협치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며, 국민과 야당에 대한 노골적인 도발"이라고 규정했다. 이춘석 의원을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주진우 후보는 "민주당이 법사위원장 자리를 유지하고 싶어 하는 것은 모든 입법을 폭주하기 위한 것"이라며, "야당의 역할을 말살하고 여당만으로 운영하려는 독재적인 발상"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주 후보는 민주당도 견제받아야 한다며 법사위원장직을 국민의힘에 달라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국민의힘은 이춘석 의원이 이해충돌 소지가 있는 정보를 불법적으로 이용한 의심이 든다며, 이 의원에 대한 징계를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요청하는 등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번 이춘석 의원 사태는 단순한 개인 비리 의혹을 넘어, 여야 간 힘의 균형과 국회 운영의 주도권을 둘러싼 치열한 정치 쟁점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향후 국회 윤리특위의 징계 심사 결과와 법사위원장직을 둘러싼 여야 협상 과정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