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일본의 패전일인 오늘, 전국전몰자추도식에서 "전쟁을 모르는 세대가 대다수인 지금, 전쟁의 과오를 절대 반복하지 않겠다"며 "반성과 교훈을 다시 한번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고 밝혔다. 일본 총리가 패전일 추도사에서 '반성'을 언급한 것은 13년 만의 일로, 그의 발언은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오늘 오전 11시 50분부터 도쿄 치요다구 무도관에서 유족 등 4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추도식에서 이시바 총리는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비통한 전쟁의 기억과 전쟁 없는 세상을 위한 맹세를 계승하고 평화를 향한 행동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이는 과거사에 대한 반성과 함께 평화주의를 지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추도식에 참석한 나루히토 일왕 역시 "전후 오랜 세월에 걸친 평화로운 세월을 생각하며, 과거를 돌아봄에 깊은 반성 위에 서서 다시는 전쟁의 참화가 되풀이되지 않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2019년 즉위한 나루히토 일왕은 해마다 추도사에서 '깊은 반성'이라는 표현을 꾸준히 사용해 왔다.
한편, 과거 일본 정부는 전후 50년, 60년, 70년 등 세 차례에 걸쳐 담화를 발표했지만, 올해는 정치적 상황 등을 이유로 별도의 담화를 내놓지 않았다. 이시바 총리가 전쟁 원인에 대한 검증 등을 담은 개인 메시지를 발표하겠다고 표명한 바 있으나, 현재 국내외 정세와 당내 반발 등으로 인해 이달 내 발표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이시바 총리의 이번 '반성' 언급이 향후 일본의 과거사 인식 및 주변국과의 외교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