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600만 원의 종잣돈을 수천억 원으로 불린 것으로 알려진 전설적인 가상자산 트레이더 'AOA'가 수년간의 침묵을 깨고 근황을 전했다. 그는 최근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멕스(BitMEX)와의 공식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성공 비결로 '시장에 대한 끊임없는 의심'과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꼽으며, 시장에 갓 뛰어든 투자자들에게 경종을 울렸다.
AOA는 지난 2017년 가상자산 시장에 입문해 선물 거래를 통해 최소 3800억 원 이상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이다. 2021년 이후 자취를 감췄던 그는 지난 4월, 약 600억 원 규모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매수했다는 인증 글을 올리며 시장에 복귀했다. 이번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의 성공 비결이 결코 '올인'과 같은 무모한 베팅이 아니었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특정 포지션과 사랑에 빠지지 않는 것이 철칙"이라며 "손실이 아무리 커도 한 번에 전체 시드의 30%를 넘지 않도록 리스크 관리를 했다"고 밝혔다. 이는 타점을 잘 잡는 것보다 손실을 통제하는 것이 실력의 핵심이라는 그의 투자 철학을 보여준다.
수천억대 자산가로 올라선 그의 삶의 변화에 대한 생각도 엿볼 수 있었다. 그는 "자산이 많아졌다고 행복의 최대치가 늘어나는 것 같진 않지만, 불행할 일이 많이 없어졌다는 점에서 행복의 최소치는 많이 올려준다"고 말했다. 또한, 주변의 존중을 받기 위해 현실에서는 부를 과시하지 않으려 노력하며, 연애나 자기 계발 등 현실의 삶을 즐기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시장에 대해서는 기관 투자자들의 진입으로 변동성이 커지고 미국 증시와의 동조화 현상이 뚜렷해졌다고 분석했다. 추천할 만한 알트코인을 묻는 말에는 "KRW(한국 원화)"라고 답하며 현금 보유의 중요성을 재치있게 강조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초보 트레이더들을 향해 "버는 사람이 2명이고 잃는 사람이 8명인 시장"이라며 "트레이딩이 맞지 않는 사람이 절대다수이므로 너무 무리한 액수를 투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또한, 수익 기회를 놓칠까 봐 두려워 뇌동매매를 하게 되는 '포모(FOMO)'가 공포보다 더 무섭다며 휩쓸리지 말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