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최근 불거진 미국 조지아주 공장의 이민세관단속국(ICE) 단속 논란에 대응해 대규모 추가 투자와 현지인 대상 공개 채용 계획을 연이어 발표하며 여론 진화에 나섰다. 이는 수십억 달러의 세금 감면 혜택과 직결된 현지 고용 계약 이행에 대한 의구심을 불식시키고, 지역 사회와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다각적인 조치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8일(현지시각) 뉴욕에서 투자자 행사를 열고, 조지아주 서배너에 건설 중인 전기차 전용 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생산 능력을 대폭 확대한다고 밝혔다. 호세 무뇨스 최고경영자(CEO)는 이 자리에서 향후 3년간 27억 달러를 추가로 투입해 연간 생산 목표를 기존 30만 대에서 2028년까지 50만 대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공표했다. 이번 증설 투자로 약 3000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투자 계획 발표는 지난 4일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합작공장에서 ICE가 불법 체류 노동자 고용 혐의로 대규모 단속을 벌인 직후에 나온 것이다. 현지 지역 방송 "WTOC"는 이번 투자 소식을 비중 있게 다루며, 현대차가 조지아주와 맺은 계약 내용을 상기시켰다. 보도에 따르면 현대차는 약속된 세금 감면 혜택을 받기 위해 2031년까지 8000개 이상의 정규직 일자리를 창출해야 하며, ICE에 의해 구금된 인력의 일자리는 이 계약 조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현대차는 투자 발표와 더불어 즉각적인 현지 채용 행사 계획을 공개하며 지역 고용 창출 의지를 명확히 했다. HMGMA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오는 30일 기술전문대학인 "서배너테크"에서 채용박람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박람회는 군 복무자와 재향군인을 우대하며, 현장 면접을 통해 다양한 부문의 인력을 채용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ICE 단속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공식 채용 행사로, 논란을 정면으로 돌파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지역 사회와의 스킨십 강화를 위한 노력도 병행되고 있다. 조지아주 출신으로 HMGMA에 근무 중인 브렌트 스터브는 18일 현지 유력지 "애틀란타저널(AJC)"에 기고문을 내고 공장의 현지화 노력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그는 "공장 간부의 96%와 직원 대다수가 인근 지역 출신"이라며, 이발사에서 도장 부문 팀장으로 성장한 사례 등 실제 현지 직원들의 성공적인 경력 개발 사례를 소개했다.
또한 그는 이민 단속 문제에 대해 "초기 생산 과정에 투입된 외국인 전문가들은 장비 설치와 현지 직원 교육을 위해 합법적으로 일하며 협업하는 인력"이라고 해명하며, "조지아 현지에서 일하는 수천 명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판단해 달라"고 호소했다. 현재 HMGMA에는 이미 3129명의 현지 직원이 고용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현대차그룹은 대규모 투자와 채용, 그리고 내부 직원을 통한 적극적인 여론전을 통해 이번 사태를 수습하고 북미 전기차 시장의 핵심 거점인 조지아 공장의 안정적인 운영 기반을 다지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