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의 김혜성(26)이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로스터에 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포스트시즌에서 존재감이 미미했던 만큼, 이번 시리즈는 그의 입지를 가늠할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다저스는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3승 1패로 꺾고 NLCS 진출을 확정했다. 오는 14일(한국시간)부터는 정규시즌 승률 1위 밀워키 브루어스와 월드시리즈 진출을 놓고 맞붙는다.
김혜성은 올 시즌 다저스에 합류한 뒤 멀티 포지션 소화와 빠른 주루를 강점으로 평가받으며 와일드카드 시리즈(WCS)와 디비전시리즈(DS) 로스터에 포함됐다. 그러나 실제 출전 기회는 많지 않았다. 신시내티 레즈와의 WCS 1·2차전, 필라델피아와의 DS 1~3차전에 모두 결장했다.
다저스가 시리즈를 마무리한 DS 4차전에서 김혜성은 연장 11회말 대주자로 나서 상대의 송구 실책을 틈타 홈을 밟으며 끝내기 득점을 기록했다. 팀의 NLCS 진출을 확정짓는 결정적인 장면이었지만, 경기 전반적인 출전 비중은 여전히 낮았다.
MLB닷컴 다저스 담당 소냐 첸 기자는 NLCS 로스터 전망 기사에서 가장 먼저 김혜성의 포함 여부를 언급했다. 그는 “다저스는 오타니 쇼헤이를 제외하고도 투수를 한 명 더 추가해 13명으로 구성할 가능성이 크다”며 “남은 야수 자리 한 자리를 놓고 저스틴 딘, 김혜성, 달튼 러싱이 경쟁하고 있다”고 전했다.
첸은 또한 “김혜성은 빠른 발과 2루 수비 능력을 갖춰 토미 에드먼의 체력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선수”라면서도 “포스트시즌에서 기회를 거의 받지 못한 점을 고려하면 로스터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운용 스타일도 김혜성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로버츠 감독은 디비전시리즈에서 중견수 앤디 파헤스가 타율 1할에도 못 미치는 부진을 보였음에도 기용을 이어갔다. 이는 장기적인 팀 플랜 속에서 주전급 유망주에게 경험을 쌓게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외야 수비가 가능한 키케 에르난데스, 알렉스 콜, 김혜성 등 다목적 자원들이 있음에도 로버츠 감독은 교체 카드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김혜성이 대수비나 대주자 외의 역할을 부여받지 못한 이유다.
결국 첸 기자는 “달튼 러싱과 김혜성 중 한 명이 NLCS 로스터에서 빠질 가능성이 크다”며 “러싱은 포수 자원으로서 가치가 더 높다”고 전망했다.
김혜성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타율 0.278, 7홈런, 49타점, 25도루를 기록하며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선 팀 내 입지와 기용 전략의 한계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이번 NLCS는 그가 다저스 내 ‘유틸리티 자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