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지역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던 고등학교 흉기 난동 사건의 가해 학생에 대한 사법적 판단이 임박했다. 28일 청주지방법원 형사22부(한상원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살인미수와 특수상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17)군에게 중형을 요청했다.
검찰이 재판부에 요청한 형량은 장기 8년, 단기 6년의 징역형이다. 이는 소년법에 따른 부정기형으로, 피고인이 미성년자임을 감안한 처분이다. 검찰은 징역형 구형과 더불어 재범 방지를 위한 추가 조치도 강력히 요청했다. 재판부에 10년간의 전자장치 부착 명령과 3년간의 보호관찰을 함께 명령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는 A군의 범행이 불특정 다수를 향했고, 향후 유사 범죄를 저지를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검찰의 중형 구형은 범행의 잔혹성과 계획성, 그리고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한 점을 근거로 한다. A군은 지난 4월 28일, 자신이 재학 중이던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미리 준비한 흉기 4점을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다. A군은 교사와 교장 등 교직원 4명을 대상으로 흉기를 휘둘러 심각한 상해를 입혔다. 범행은 교내에 그치지 않았다. 학교 밖으로 달아나는 과정에서도 무관한 행인 2명에게 추가로 흉기를 휘둘러 상해를 입힌 혐의도 받고 있다.
총 6명에게 피해를 입힌 A군은 범행 직후 인근 호수공원으로 도주했다. 이 과정에서 A군은 스스로 저수지에 뛰어들었으나, 현장에 출동한 구조대에 의해 구조된 뒤 검거됐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A군의 범행 동기와 당시의 정신 상태였다. A군은 특수교육대상자로, 지난해까지 특수학급에서 교육을 받다가 올해 일반학급으로 전환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A군은 학교생활 부적응, 가정환경, 진로 문제 등 복합적인 심리적 압박을 겪어왔다고 진술한 바 있다.
앞선 공판 과정에서 A군의 변호인 측은 범행 당시 피고인이 심신미약 상태였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정신감정을 신청했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국립법무병원에 정신감정을 의뢰했고, 지난 8월 그 감정 결과를 통보받아 증거로 채택했다.
변호인은 결심공판 최후 변론에서도 "피고인은 고등학생으로 어떠한 범행 전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이어 "특수학급에서 일반학급으로 옮겨진 뒤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누적된 심리적 고통이 컸다"고 주장했다. 또한 "엄격한 형벌보다는 치료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피고인의 장래와 사회 복귀를 위해 바람직하다"며 재판부의 선처를 호소했다.
A군 역시 최후 진술에서 "잘못했다"며 "피해자분들에게 너무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의 중형 구형과 변호인의 선처 호소가 엇갈린 가운데, 재판부의 최종 판단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A군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은 다음 달 27일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