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한 대형 치과가 입사한 지 이틀 만에 퇴사를 통보한 직원에게 180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하여 '위약 예정' 논란을 일으킨 가운데, 상습적인 직장 내 괴롭힘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노동당국이 강도 높은 특별감독에 착수한다. 해당 치과가 평소에도 직원들에게 잘못을 빌미로 종이 가득 반성문을 쓰게 하거나 장시간 벽을 보고 서 있게 하는 등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 갑질을 일삼았다는 제보가 잇따르면서 사회적 파장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문제의 발단은 한 직원이 입사 전 고지된 내용과 실제 근무 조건이 다르다며 출근 이틀 만에 퇴사를 결정하면서 시작되었다. 이 직원이 퇴사 의사를 밝히자 치과 측은 180만 원을 손해배상금으로 청구했으며, 이에 항의하자 내용 증명까지 보내며 배상을 압박했다. 치과 측은 직원 출근 첫날, "퇴사를 한 달 전에 통보하지 않으면 월급 절반을 배상해야 한다"는 내용의 약정을 체결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는 근로계약을 어길 때의 배상액을 미리 정해두는 '위약 예정' 조항에 해당하며, 근로기준법 제20조에서 엄격하게 금지하는 행위다. 결국 해당 직원은 치과 측의 부당한 손해배상 청구에 대해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했다.
고용노동부가 근로감독에 착수한 과정에서 해당 치과의 상습적인 직장 내 괴롭힘 정황이 추가로 포착되었다. 치과 직원들의 제보에 따르면, 대표 원장은 직원들이 잘못을 했다는 이유로 단체 대화방에서 욕설을 하거나, "반성문 빽빽이" 형식의 반성문을 종이 가득 쓰게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더욱이 직원이 잘못했다며 3시간씩 벽을 보고 서 있게 하는 이른바 "면벽수행"을 강요했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박성우 노무사는 이러한 행위에 대해 "깜지(빽빽이)를 쓰게 한다든지 벽 보고 서 있게 하는 행위는 직장 내 괴롭힘이 맞다고 봐야 한다"며, "우월적인 지위를 가진 자가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 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노동부는 추가 조사 결과, 원장의 폭언과 폭행 등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노동부는 해당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곧바로 특별감독으로 전환하고, 감독관 7명으로 구성된 감독반을 편성하여 전방위적인 조사를 예고했다. 노동부는 특별감독을 통해 근로기준법 제20조 위반 여부(위약 예정 금지)는 물론,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을 포함한 제반 노동관계법 위반 여부를 철저히 살필 방침이다. 이번 특별감독은 해당 치과의 만연한 갑질 문화와 부당한 근로 계약 행태를 뿌리 뽑고, 피해를 입은 직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강력한 조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