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반도체 대형주들의 강력한 상승세에 힘입어 가파른 반등에 성공했다. 2025년 12월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2% 급등한 4,220.56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 11월 3일 기록했던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인 4,221.87에 불과 1.31포인트 차이로 다가선 수치다. 지수는 개장 초반부터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 폭을 확대했으며, 장중 한때 최고치를 위협하는 등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다.
이날 시장의 주인공은 단연 반도체 섹터였다. 특히 SK하이닉스는 투자경고종목 지정 해제라는 대형 호재를 맞이하며 시장의 수급을 흡수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전날보다 6% 이상 폭등한 64만 원에 거래를 마치며 역대 최고가를 다시 썼다. 그동안 과열 논란으로 묶여있던 족쇄가 풀리자마자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이 반영되며 강력한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역시 외국인들의 순매수에 힘입어 2% 넘는 상승률을 기록하며 지수 견인에 힘을 보탰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지속과 내년도 실적 개선 전망이 시총 상위 종목들의 주가를 동시에 끌어올린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코스닥 지수 또한 기술주 중심의 온기가 확산되며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1.4% 오른 932.59에 장을 마치며 930선을 무난하게 안착했다. 제약·바이오와 이차전지 등 주요 테마주들이 등락을 거듭하는 가운데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강세를 보이며 지수 방어와 상승을 주도했다. 대형주 중심의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돌파를 시도함에 따라 중소형주가 밀집한 코스닥 시장에서도 낙관적인 투자 심리가 확산되는 모양새다.
외환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하며 증시 상승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주간거래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10.5원 내린 1,429.8원을 기록했다.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나고 달러화 강세가 다소 진정되면서 환율은 1,430원대 아래로 내려왔다. 환율 하락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환차익 매력을 높여 국내 주식 매수를 유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으며, 이는 코스피가 전고점을 돌파하는 데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반등이 단순한 기술적 반등을 넘어 연말 산타 랠리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반도체 수출 실적의 견고함이 확인되고 있고 미 연준의 금리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점차 해소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다만 사상 최고치 부근에서의 매물 소화 과정이 필요한 만큼 당분간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증시가 4,221선을 돌파할 경우 새로운 가격대에 진입하게 되며 내년 초 증시 방향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