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 다주택자 규제 관련 논란에 대해 "사회악은 다주택자들이 아니라 다주택이 돈이 되게 만든 정치인들"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에서 개인의 선택을 비난하기보다 제도의 허점을 방치하고 이를 이용해 초과 이익을 노리는 정치권의 이해충돌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한 발언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바람직하지 않은 다주택 보유가 이익이 아닌 부담이 되도록 설계해야 할 정치인들이 오히려 특혜를 방치하거나 투기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비난을 받아야 할 대상은 제도를 활용한 다주택자가 아니라 나쁜 제도를 만들어 시행한 정치인들"이라며 정책 설계 주체의 책임을 명확히 했다.
이번 메시지는 전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이 대통령을 향해 "다주택자를 무조건 사회악으로 규정한다"고 공격한 것에 대한 반박 차원에서 나왔다. 이 대통령은 장 대표의 비판을 두고 "상대의 주장을 왜곡·조작해 공격하는 것은 비신사적일 뿐 아니라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행위"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대통령은 법과 제도의 테두리 안에서 수익을 추구하는 행위 자체는 시장경제 원칙상 비난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만 입법과 행정 권한을 가진 정치가 규제·세금·금융 제도를 통해 다주택 보유가 이익이 아닌 손해가 되도록 만들어야 함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는 점이 본질적인 문제라고 짚었다. 국민이 부여한 권한을 통해 투기적 다주택 보유에 따른 특혜를 철저히 회수하겠다는 의지도 덧붙였다.
동시에 모든 다주택을 규제 대상으로 삼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부모님이 거주하는 시골집이나 소멸 위험 지역의 세컨드 하우스 등 주택 부족 문제와 무관한 사례를 언급하며 "정부가 이런 집까지 팔라고 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강조했다. 투기용 다주택과 정당한 사유가 있는 다주택을 하나로 묶어 여론을 호도하는 행위를 '나쁜 행위'로 규정하기도 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6일 주택 6채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장 대표를 향해 다주택자 규제에 대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물었다. 이에 장 대표가 95세 노모가 거주하는 시골집을 거론하며 "대통령 때문에 불효자는 운다"고 감성적으로 대응하자, 이 대통령이 다시 논리적 근거를 들어 재반박에 나선 형국이다.
대통령실과 여당 지도부 간의 이번 설전은 단순한 인신공격을 넘어 향후 부동산 세제 및 규제 입법 방향을 둘러싼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정부가 투자·투기용 다주택에 대한 엄정한 책임 부과를 예고한 만큼, 국회 내 입법 과정에서 '정당한 다주택'의 범위를 확정 짓는 기준을 두고 여야의 치열한 공방이 불가피해졌다.
결국 이번 논의는 다주택 보유에 따른 이익 환수 방식과 실수요 보호 사이의 경계선을 어디에 긋느냐는 현실적인 정책 과제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