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 일대에서 200억 원대 전세 보증금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된 임대업자가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대전지법 형사4단독 이제승 부장판사는 6일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임모(58) 씨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하고 기존의 보석 결정을 취소했다.
임 씨는 2017년부터 2023년 6월까지 유성구 전민동과 문지동 일대 다가구주택을 매입해 운영하면서 임차인 198명으로부터 보증금 약 218억 원을 돌려주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임 씨는 선순위 근저당권과 임대보증금 합계가 건물 시세를 초과해 보증금 반환이 불가능한 '깡통전세' 상태임에도 이를 속이고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 과정에서는 임 씨의 파렴치한 생활상이 지적됐다. 재판부는 임 씨가 가로챈 보증금으로 백화점 등에서 연평균 1억 5,800만 원 상당을 지출하며 호화 생활을 즐겼다고 밝혔다. 반면 피해자들을 찾아가 용서를 구하거나 실질적인 피해 회복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 수많은 청년과 서민들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을 안겼다는 점이 양형의 핵심 근거가 됐다.
범행을 도운 공인중개사들에게도 실형이 내려졌다. 임 씨의 주택이 위험한 상태임을 알면서도 정상적인 매물인 것처럼 속여 중개한 공인중개사 2명은 각각 징역 3년 6개월과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법정 중개 수수료를 초과해 2,300만 원을 챙긴 또 다른 중개사 1명에게는 벌금 1,000만 원이 부과됐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이 피해자들의 재산 대부분을 앗아간 중대 범죄이며 사회적 폐해가 매우 크다고 질타했다. 다만 부동산 경기 악화 등 외부적 요인이 피해 발생에 일부 영향을 미친 점과 임 씨에게 별다른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은 참작 사유로 언급됐다.
피해자들은 선고 직후 엄벌을 촉구하며 눈물을 흘렸다. 전세 사기 피해자 대책위 측은 이번 판결이 사기범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면서도, 여전히 회수되지 못한 보증금에 대한 막막함을 호소했다.
이번 판결로 다가구주택 밀집 지역의 조직적 전세 사기에 대한 사법부의 엄중한 잣대가 확인됐으나, 피해자들의 일상 회복을 위한 실질적인 구제책 마련은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