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란·김건희·채상병 등 이른바 '3대 특검' 미제 의혹을 수사 중인 권창영 특별검사팀이 심우정 전 검찰총장의 비상계엄 가담 의혹과 관련해 검찰 내부망을 압수수색했다. 특검 출범 이후 현직 검사들의 활동 기록이 담긴 핵심 서버를 강제 수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종합특검은 전날인 24일 오후부터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 수사관들을 보내 내부망인 '이프로스(e-Pros)' 서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야간 집행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심 전 총장이 계엄사령부 산하 합동수사본부에 검사 인력을 파견하려 했다는 의혹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이뤄졌다.
특검 관계자는 전날 집행 상황에 대해 형사소송법상 절차 준수와 방대한 데이터 추출 과정으로 인해 영장 집행 시작 시간이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심야에 이르러 집행을 일시 중지하고 철수했으며, 조만간 대검 서버에 대한 추가 영장 집행을 재개할 방침이다.
수사의 핵심은 심 전 총장이 박성재 법무부 장관의 지시를 받고 실제 검찰 조직을 계엄 사무에 동원하려 했는지 여부다. 특검은 이프로스 내 결재 라인과 메시지 기록 등을 확보해 당시 지휘부 사이에서 오간 구체적인 지시 사항을 특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아울러 특검은 지난해 3월 법원의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 당시 검찰이 즉시항고를 포기한 배경에 대해서도 심 전 총장의 개입이 있었는지 의심하고 있다. 당시 검찰의 이례적인 항고 포기가 윗선의 압박이나 정치적 고려에 의한 것이었는지가 이번 서버 압수수색을 통해 드러날지 주목된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압수수색이 검찰 지휘부의 중립성 훼손 의혹을 정조준하고 있다는 점에서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검찰 내부망에 대한 고강도 수사가 진행됨에 따라, 당시 계엄 상황에 연루된 다른 고위급 검사들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종합특검은 확보한 디지털 증거 분석을 마치는 대로 심 전 총장 등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 조직의 심장부인 이프로스 서버가 열리면서 미제 사건으로 남아있던 권력형 의혹 수사가 급물살을 탈지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