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년간 설탕 가격을 조직적으로 담합해온 제당사들을 적발한 공정거래위원회 소속 공무원들이 역대 최대 규모의 포상금을 받았다. 3조 2000억 원에 달하는 시장 규모를 흔든 담합의 고리를 끊어낸 공로를 인정한 결과다.
[사진 : 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는 26일 설탕 시장의 고질적인 가격 담합 행위를 밝혀낸 사무관 등 3명에게 총 1500만 원의 포상을 실시했다. 이번 포상은 공정위 내부 포상 규정상 역대 최고액으로, 사건의 중대성과 소비자 후생 증진 기여도를 종합적으로 반영해 결정됐다.
해당 공무원들은 국내 주요 제당사들이 지난 2007년부터 2023년까지 장기간에 걸쳐 설탕 출고량과 가격을 사전에 협의해온 정황을 포착했다. 수만 페이지에 달하는 내부 문건과 전자 데이터를 분석해 담합의 실행 구조를 증명했으며, 이 과정에서 은폐된 담합 회합 기록을 복원하는 성과를 거뒀다.
적발된 제당사들은 명절 등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에 맞춰 공급량을 인위적으로 조절하거나, 원재료 가격 하락기에도 제품 가격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해 부당 이득을 취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사를 통해 설탕 가격의 하향 안정화를 유도하고 가공식품 전반의 물가 인상 압력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공정위 내부에서는 이번 포상이 조사관들의 사기 진작과 함께 난도가 높은 카르텔 조사에 대한 동기부여가 될 것으로 평가한다. 특히 이번 사건은 식료품 물가와 직결된 생활 필수품 담합을 엄단했다는 점에서 정책적 의미가 크다는 설명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민생과 밀접한 분야에서 발생하는 불법 행위를 끝까지 추적해 엄단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조치"라며 "향후에도 시장 경쟁을 저해하는 대규모 담합 사건에 대해 조사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사상 초유의 포상금 지급이 공직 사회의 적극 행정을 유도하는 신호탄이 될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일시적인 포상에 그치지 않고 조사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는 인력 확충과 예산 지원 등 근본적인 시스템 보완 여부가 공정거래 질서 확립의 관건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