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내 성착취물 공유 조직인 '목사방'을 운영하며 수백 명의 피해자를 양산한 총책 김녹완에게 항소심 재판부도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확인된 피해자 수만 200명을 넘어서며 과거 '박사방' 사건의 규모를 상회하는 범행 수법에 대해 법원은 사회적 격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법 형사8부는 29일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제작·유포, 강간, 범죄단체조직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씨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원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변태적이고 가학적인 행태는 피해자들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수치심을 안겼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씨는 2020년 5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자신을 '목사'라 칭하며 성폭력 집단인 이른바 '자경단'을 조직해 체계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자는 총 234명이며, 이 중 미성년자가 159명에 달해 충격을 더했다. 이는 조주빈 등이 가담했던 과거 성착취 사건들의 피해 규모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날 노란 수용번호를 달고 휠체어에 앉아 법정에 들어선 김씨는 선고가 내려지는 동안 시종일관 고개를 숙였다. 재판부는 "일부 피해자와 합의한 점을 고려하더라도 죄책이 대단히 무겁다"며 "공소사실과 관련된 죄명만 27개에 달하고 이 중 25개 죄명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꾸짖었다.
특히 재판부는 김씨가 범행의 대담함을 지적했다. 일부 공범들이 수사기관에 적발되는 상황에서도 이를 멈추지 않고 새로운 피해자를 협박해 범행을 지속했다는 점이 불리한 정황으로 작용했다. 재판부는 "N번방 사건을 보고도 범행을 저질렀듯, 피고인의 행위를 모방하는 새로운 범죄자가 나올 수 있어 사회적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판 과정에서는 김씨의 범행으로 인해 자신도 모르게 신상정보가 유출된 2차 피해자들의 고통도 언급됐다. 재판부는 김씨가 직접적인 협박 외에도 피해자들의 정보를 유통해 수많은 잠재적 범죄자와 피해자를 양산했다고 비판했다.
김씨와 함께 기소된 공범 9명에게도 전원 유죄가 선고됐다. 실형을 선고받은 4명은 현장에서 법정 구속됐으며, 나머지 5명에게는 가담 정도를 고려해 집행유예가 내려졌다.
이번 판결은 텔레그램 기반 성범죄 조직에 대해 사법부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형량을 재확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디지털 성범죄의 진화와 조직화에 대응해 법원이 무관용 원칙을 고수한 가운데, 아직 드러나지 않은 추가 피해자와 은닉된 범죄 수익에 대한 추적은 과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