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현행 60세인 법정 정년을 65세로 연장하는 법안을 상반기 내에 처리하라고 국회와 정부에 요구했다. 퇴직 후 연금을 받기 전까지 발생하는 소득 공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계적 연장 약속을 즉각 이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민주노총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년연장 입법 촉구에 나섰다. 참가자들은 정년퇴직 이후 소득이 끊긴 노동자들의 현실을 언급하며 정부의 결단을 압박했다. 이들은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당시 65세 단계적 연장과 정부 지원방안 마련을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구체적인 이행이나 설명이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노동계가 정년연장을 서두르는 배경에는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과 퇴직 시점 사이의 불일치가 있다. 현재 법정 정년은 60세지만, 국민연금 수급 연령은 출생 연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늦춰져 1969년생부터는 65세가 되어야 연금을 받을 수 있다. 퇴직 후 최대 5년 동안 소득이 완전히 사라지는 구조적 결함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민주노총은 이러한 소득 공백의 여파가 조기노령연금 수급자 급증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사 결과 지난해 8월 기준 조기노령연금 수급자는 100만 5,91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67만 3,842명에서 5년 만에 약 1.5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연금액이 깎이는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당장 생계비를 마련하려는 은퇴자가 그만큼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현장에서는 1961년생들의 사례가 구체적으로 거론됐다. 2023년부터 수급 연령이 62세에서 63세로 한 살 늦춰지면서, 정년퇴직한 1961년생들의 소득 공백기가 1년 더 길어졌다는 설명이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연금개혁으로 수급 시기만 늦춰놓고 정작 노동자들이 일할 수 있는 법적 권리는 보장하지 않아 정년연장이 희망고문이 되고 있다"고 성토했다.
정년연장 논의는 수백만 노동자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는 것이 노동계의 입장이다. 이들은 단순한 정책 검토를 넘어 실질적인 제도 개선을 위한 상반기 내 입법을 강력히 촉구했다.
국회와 정부는 정년연장이 청년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기업의 인건비 부담 등을 이유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정년연장을 둘러싼 노정 간의 시각 차이가 뚜렷한 상황에서, 소득 공백 해소를 위한 구체적인 절충안이 도출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