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의 서울 집중을 완화하기 위해 정부가 지역 대표 축제를 앞세운 방한 관광상품 개발에 나선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국내 주요 지역 축제를 외국인 관광객 유치 상품으로 키우기 위한 "글로벌축제 공동기획단"을 출범한다고 18일 밝혔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80% 이상이 서울에 머무는 구조를 바꾸기 위해 지역 축제와 해외 마케팅을 직접 연결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공동기획단은 축제, 마케팅, 관광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다. 기획단은 각 글로벌축제의 성격과 콘텐츠를 분석한 뒤 국가별 수요에 맞는 홍보 전략을 세운다. 단순히 축제명을 해외에 알리는 방식이 아니라, 지역별 핵심 시장을 정하고 현지 여행 수요에 맞춘 상품 구성과 마케팅을 병행하는 방식이다.
현재 글로벌축제로 선정된 행사는 모두 10개다. 수원화성문화제, 화천산천어축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대구치맥페스티벌, 부산국제록페스티벌, 순창장류축제 등이 포함돼 있다. 정부는 이들 축제를 지역 고유의 문화와 체험 콘텐츠를 보여줄 수 있는 방한 관광 자원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의 서울 집중은 국내 관광산업의 오래된 과제다. 명동, 홍대, 경복궁, 강남 등 서울 주요 관광지는 방한 여행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지만, 지방은 교통 접근성, 숙박, 외국어 안내, 여행상품 부족 문제로 체류형 관광을 충분히 만들지 못했다. 지역 축제가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외국인 관광객의 이동과 숙박, 소비로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반복돼 온 이유다.
문체부와 관광공사는 축제별 특성에 따라 공략 시장을 다르게 잡는다. 인천펜타포트뮤직페스티벌은 록 음악 수요가 높고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 일본 방송사와 협력해 현지 홍보를 강화하고, 음악 팬층을 대상으로 한 방한 상품을 키우는 방식이다. 올해 새롭게 글로벌축제로 선정된 보령머드축제는 핵심 콘텐츠인 머드 체험의 운영 장소와 시간을 확대한다.
보령머드축제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비교적 인지도가 높은 지역 축제로 꼽힌다. 머드 체험은 언어 장벽이 낮고 참여 방식이 직관적이다. 축제 현장에서 직접 몸을 움직이고 사진과 영상을 남기는 콘텐츠라는 점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 확산에도 유리하다. 정부가 운영 장소와 시간을 넓히려는 것도 체류 시간을 늘리고 방문객 분산 효과를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대책에는 현장 의견도 반영됐다. 그동안 지역 축제 관계자들은 해외 여행업계와 직접 만날 기회가 부족하다고 호소해 왔다. 문체부와 관광공사는 올해 처음으로 글로벌축제가 방한 관광 여행사를 대상으로 직접 관광상품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축제 주최 측이 여행사에 콘텐츠를 설명하고, 여행사는 이동 동선과 숙박, 주변 관광지를 묶어 상품화하는 구조다.
지역 관광 활성화는 단순한 방문객 수 확대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외국인 관광객이 축제장까지 이동할 수 있는 교통편, 현장에서 이해할 수 있는 안내 체계, 야간 체류를 가능하게 하는 숙박 인프라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 축제가 끝난 뒤 주변 상권과 관광지로 소비가 이어지는지도 중요하다. 축제 하나만으로 지역 관광의 구조를 바꾸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정책의 성패는 축제를 얼마나 많이 알리느냐보다 외국인 관광객이 실제로 서울 밖으로 이동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지역 축제가 해외 홍보용 행사에 머물 경우 서울 쏠림 구조는 크게 달라지기 어렵다. 공동기획단 출범 이후 남는 과제는 축제 현장의 체험을 교통, 숙박, 소비로 연결하는 지역 관광의 실행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