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직전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을 마련한 가운데, 주주단체가 합의안에 포함된 특별성과급 지급에 법적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성과 배분은 주주 권한에 해당하는 사안인 만큼 주주총회 승인 없이 지급될 경우 협약 무효 소송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22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전자 노사의 특별성과급 합의가 상법상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본부는 성과급 규정이 노사가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는 임금·근로조건의 범위를 넘어서는 사안이라며 주주총회 의결 절차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을 통해 기존 OPI 성과 인센티브와 별도로 DS 반도체 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지급 방안을 마련했다. 특별경영성과급은 노사가 정한 사업 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활용하고, 지급 상한은 별도로 두지 않는 구조로 알려졌다.
주주운동본부는 이 같은 성과 배분 방식이 통상적인 임금 협상과 다르다고 보고 있다. 회사의 이익을 어떻게 배분할지는 주주의 배당 가능 이익과 연결되는 문제이므로, 경영진과 노조가 합의하는 방식만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본부는 대법원 판례상 특별성과급이 노사 합의 대상인 임금이나 근로조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도 밝혔다.
민경권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대표는 "상법 위반 문제 없이 진행하려면 경영진과 노조가 주주들을 설득해 주총 의결로 성과 배분을 승인받으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주총에서 적법하게 의결될 경우 협약 무효 소송의 필요성도 사라진다며, 주총 승인 없이 성과급 지급이 진행되면 효력정지 가처분과 무효 확인 소송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문제 제기는 삼성전자 노사 잠정 합의안이 조합원 찬반투표 절차에 들어간 시점에 나왔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으로 구성된 공동교섭단은 잠정 합의안 수용 여부를 놓고 조합원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일부 조합원 사이에서는 합의안 내용을 둘러싼 찬반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20일 총파업을 1시간여 앞두고 극적으로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 성과급 제도 개편을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파업 가능성이 커졌지만, 고용노동부와 중앙노동위원회 중재를 거쳐 막판 타결이 이뤄졌다. 이번 합의안은 파업을 막았다는 점에서 산업계의 관심을 받았지만, 성과급 재원과 지급 방식은 곧바로 주주 권한 논란으로 번졌다.
주주단체의 문제 제기로 삼성전자 특별성과급 합의안은 노사 관계를 넘어 지배구조와 주주권 쟁점으로 확대됐다. 잠정 합의안이 조합원 투표를 통과하더라도 성과급 지급 방식과 주총 승인 필요성을 둘러싼 법적 논란은 별도 절차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