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문학의 창작 기반을 강화하고 해외 진출을 넓히기 위한 정책 마련에 나선다. 작가 지원 체계를 경력 단계별로 세분화하고 번역·출판 지원 예산을 확대하는 한편, 국립한국문학관 개관과 번역 전문인력 양성 사업도 함께 추진한다.
문체부는 최휘영 장관이 5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 문학분과 제3차 회의를 주재한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서는 한국문학 창작 지원 확대, 해외 진출 활성화, 국민 문학 향유 기회 확대 방안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진다.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문체부 장관 직속 기구로 출범했다. 문학, 연극, 뮤지컬, 미술 등 11개 분야 분과로 구성됐으며, 각 분야 현장 전문가들이 문화예술 정책 방향을 제안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문학분과에는 소설가 은희경·방현석, 시인 곽효환·문태준, 그림책 작가 이수지, 작가 이낙준, 번역가 얀 디륵스·정은귀, 출판계 관계자 김현우 등 9명이 참여하고 있다.
문체부는 우선 작가들이 안정적으로 창작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창작지원 제도를 개편할 계획이다. 기존 중견 작가 중심의 지원 체계를 신진·유망·중견 등 경력 단계별 지원 방식으로 바꾸고, 작가의 성장 단계에 맞는 지원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작가에게 일자리와 창작 공간을 함께 제공하는 문학 상주작가 사업도 확대한다. 지원 인원을 늘리고 현재 운영 중인 근무 기간도 연장해 보다 안정적인 창작 환경을 마련할 방침이다. 신인 작가들의 등용문 역할을 해온 문예지 지원도 강화한다. 문예지는 신작 발표 기회를 제공하고 원고료 지급을 통해 작가들의 수입 기반을 보완하는 기능을 해왔다.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번역·출판 지원도 확대된다. 해외 출판사의 한국문학 번역·출판 지원 신청은 2021년 156건에서 올해 383건으로 늘었다. 문체부는 이 같은 수요 증가를 반영해 관련 예산을 늘리고, 한국문학의 해외 출판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새로운 번역·출판 사업도 추진한다. 문체부는 고전문학과 근현대 대표 작품 가운데 문학적 가치가 높지만 해외에 충분히 소개되지 못한 작품을 선정해 체계적으로 번역·출판하는 사업을 마련할 예정이다. 최근 한국문학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커진 상황에서, 현대 인기작뿐 아니라 문학사의 주요 작품까지 해외 독자와 만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번역 전문인력 양성 기반도 새로 구축한다. 문체부는 문학뿐 아니라 한국 문화예술 전반에 대한 이해를 갖춘 전문 번역가를 육성하기 위해 번역대학원대학 설립을 추진한다. 개교 목표 시점은 2027년 9월이다. 한국문학 번역의 질과 지속성을 높이기 위해 전문 교육 체계를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 문학 향유 기반 확대를 위한 인프라 사업도 병행된다. 문체부는 한국문학의 중심 거점 역할을 할 국립한국문학관을 2027년 상반기 개관할 계획이다. 지역 문학관 지원도 확대해 지역별 문학 자산을 활성화하고, 국민이 일상에서 문학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히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현장 창작자들이 활동 과정에서 체감한 제도적 한계와 개선 과제도 논의될 예정이다. 창작 지원의 사각지대, 번역 지원 방식, 해외 출판 네트워크 확대, 지역 문학 인프라 강화 등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최휘영 장관은 “문학은 사람이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일 뿐만 아니라 영화, 음악, 미술, 연극 등 모든 예술의 밑바탕에 흐르는 생각의 뿌리와 같다”며 “한국문학이 전 세계적 관심에 부응할 수 있도록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문학은 최근 해외 출판시장과 국제문학상, 영상 콘텐츠 원천 서사 영역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다만 창작자의 안정적 활동 기반과 전문 번역 인력, 해외 출판 네트워크는 여전히 보완 과제로 남아 있다. 문체부가 이번 회의를 통해 현장 의견을 정책으로 어떻게 연결할지가 한국문학 세계화의 다음 과제로 떠올랐다.